[CEO풍향계] '나도 주고싶다' 이해진… '사명은 LX' 구본준

  • 3년 전
[CEO풍향계] '나도 주고싶다' 이해진… '사명은 LX' 구본준

[앵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는 'CEO 풍향계' 시간입니다.

최근 게임·IT업계 성과급 인상에 고민이 많은 이해진 네이버 GIO 소식과 LG그룹에서 분사해 LX라는 새 사명으로 출발하는 구본준 고문 소식을 배삼진, 한지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형이 쏜다, 이런 거 한 번 해서 칭찬받고 싶긴 하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이메일을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요즘 게임·IT업계가 앞다퉈 연봉 인상안을 내놓고 있죠.

김정주 NXC 대표가 넥슨의 전직원 연봉을 800만 원,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직원 연봉을 단번에 2천만 원 올려줬습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도 전직원 1천만 원 인상에, 초임 기준도 없앴습니다.

재산 절반 기부를 선언한 배민의 '봉진이형'은 자기 주식 1천억 원 깨서 직원과 배달 라이더까지 주식과 격려금 챙겨준다고 하네요.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해진 GIO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업이 더 커지고 더 잘 돼야 타사와의 보상 싸움에서 최종 승자가 된다. 너무 급격하게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서 후유증이 염려된다"고 말이죠.

네이버 연봉이 지난해 평균 1억이 넘었다는 점에서 여느 대기업과 비교해 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의 불만이 계속되는 걸 보니 말로 천 냥 빚을 갚기엔 역부족인 것 같습니다.

오는 24일 주총 이후 어떤 결정이 나오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오는 5월이면 LG를 떠나야 하는 구본준 고문이 신설 지주회사의 사명을 LX로 확정했습니다.

LG그룹은 장자 승계, 형제 분리 경영이라는 특유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죠.

선대회장인 고 구인회 창업주 때부터 경영권 분쟁을 차단하기 위해 경영권은 장자가 계승해 형제들이 계열 분리해 독립 경영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는데요.

구 고문은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아들이자 구본무 회장의 동생입니다.

구본무 회장이 병석에 있었을 때는 부회장으로 총수 대행을 맡기도 했지만 2018년 구광모 회장이 총수에 오르자 고문으로 물러나 조카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앞서 LG에서 계열분리된 기업들은 LIG와 GS, LF, LT 등의 명칭을 사용했죠.

L자는 LG, 옛 럭키금성에서 따온 건데 X자는 추측은 있지만, 의미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이 명칭이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쓰고 있어서 상호 논란이 있는데 법적인 문제까지는 없다고 하네요.

신설 지주사가 출범하면 구 고문은 3년여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하게 되는데요.

LG와 윈윈하며 발전하는 관계가 될지 관심입니다.

정치권과 노동계의 반대를 뚫고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어깨가 더 무거워졌죠.

연임 결정 전 포스코는 죽음의 일터다, 이런 비판이 많습니다.

최근 3년간 17명의 직원이 숨졌는데 연임 결정 나흘 만에 하청업체 소속인 50대 직원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원인이 많을 수 있는데 왜 죽음을 막지 못할까, 모두가 궁금해합니다.

또, 책임경영 실천이라고 했지만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경영진들의 주식 매수 의혹도 소명해야 합니다.

실적 하락세도 해결해야 할 과제죠.

다행히 올해는 반등할 것으로 보이는데 기저효과여서 안심은 금물입니다.

앞으로 친환경에 수소, 2차전지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최 회장의 비전에 주주들은 일단 긍정적입니다만 말뿐으로 그친다면 실망도 크겠죠.

신선식품 배송업체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하려면 더 바빠질 것 같네요.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김 대표 역시 자극을 많이 받았다죠.

김슬아 대표는 힐러리 클린턴의 모교인 웨즐리여대 졸업 후 골드만삭스와 매켄지에서 일했데요.

김범석 쿠팡 의장과 비슷한 면이 있죠.

골드만삭스에서 승진 발표가 나던 날 1년 동안 똑같은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더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판단해 32살에 마켓컬리를 창업했다고 합니다.

2014년 첫 사업을 시작한 마켓컬리는 새벽 배송 서비스를 발 빠르게 시작한 업체죠.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시장을 넓혔는데요.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배가 뛴 1조 대를 기록해 그야말로 골리앗인 대기업 시장에서 성과를 냈고, 롯데 신동빈 회장과 임직원 앞에서 성공 노하우를 전하는 등 열린 행보도 했죠.

이런 점 도전정신 때문일까요.

김 대표가 세계경제포럼, WEF 2021 영 글로벌 리더로 선정됐습니다.

영 글로벌 리더는 2005년부터 지속가능한 미래를 짊어질 리더를 길러내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120개국에서 1,400명이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쿠팡 상장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파란이 일고 있다는 점에서 김 대표가 준비할 것들이 많아 보입니다.

성과급을 두고 경영진과 직원 간 불통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 합리적 해결책일까요.

미래비전을 나누고, 함께 준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소통한다면 간극이 좁히지 않을까요.

이번 주 CEO 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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