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이견에 감정싸움까지…야권 단일화 왜 결렬됐나

  • 3년 전
유무선 이견에 감정싸움까지…야권 단일화 왜 결렬됐나

[앵커]

야권 서울시장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건, 표면적으로는 여론조사를 둘러싼 이견 때문이었죠.

하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주고 받은 '말폭탄'과 특히 김종인-안철수 두 사람 사이의 오랜 '감정의 골' 때문에 결국 파국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박현우 기자입니다.

[기자]

여론조사 과정에서 유선전화, 즉 집전화 반영 비율을 높이면 통상 고령층 지지율이 높은 보수진영에게 유리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각각 유선 10% 반영과 무선 100%를 주장한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었습니다.

오세훈 후보에게 유리한 '적합도'와 안철수 후보에게 유리한 '경쟁력' 중 어떤 것을 물을 것인지를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인 양쪽은, 한발씩 양보해 접점을 찾는 듯했지만 '시간'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후보등록에 맞춰서 여론조사가 완성도 높게 되기에 물리적으로 좀 어렵다고 봐서…"

단일화 불발은 표면적으로는 실무진 선에서의 협상 결렬이 원인처럼 보이지만, 두 정당의 수장간 '감정의 골'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재보선 국면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10년 전 일화까지 언급하며 안 대표를 '평가절하' 해왔고,

"도대체 이 양반이 정치를 제대로 아느냐 생각…"

대응을 자제해 왔던 안 대표도 최근 가시돋친 발언을 쏟아내는 등, 단일화 국면에서 두 사람의 '감정의 골'은 오히려 깊어진 모습입니다.

"김종인 위원장님의 사모님이 제 아내와 이름이 같습니다. 정치적인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도 여의도에 많이 퍼져있습니다. 혹시 그분과 착각해서 그러신 것 아닌가…"

"그 사람은 내가 봤을 때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 같아…"

국민의힘 내부에선 안 대표를 겨냥한 김 위원장의 공세·발언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와 김 위원장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는 상황.

결국 김 위원장을 둘러싼 당내 기류의 추이가 향후 단일화 국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박현우입니다. (hw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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