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한파까지…노숙인은 이중고

  • 4년 전
코로나19에 한파까지…노숙인은 이중고

[앵커]

겨울바람이 매섭습니다.

잠깐만 밖에 있어도 힘든데 칼바람 맞으며 새우잠을 자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 확산까지 이중고에 처한 노숙인들을 만나봤습니다.

홍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햇빛을 이불삼아 잠을 청해봅니다.

얇은 깔개 한 장이 땅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막는 유일한 가림막입니다.

침낭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침낭 덮고 있어도 춥잖아요?) 괜찮아요. 내가 여기서 겨울을 두번을 보냈는데."

벽에 달라붙어 한쪽 바람을 막고도 추위는 가시지 않습니다.

머리 끝까지 덮어쓴 이불더미가 한번씩 크게 꿈틀댑니다.

몸에서는 술냄새가 났습니다.

"엄청 추워요, 엄청. 우리가 술을 왜 먹냐면 추워서. 잊을라고, 추위를."

그나마 해가 있는 낮은 따뜻한 편입니다.

밤이 되면 이들은 바람을 피해 지하로 몰려듭니다

"지하에서 자요. 침낭하고 이불 있으니까. 덜 추우면 여기(밖)에서도 자고."

추위도 추위지만, 코로나19도 문제입니다.

"(혹시 검사받으신 적 있으세요?) 아뇨. 저는 코로나19 없습니다."

지자체마다 숙소를 마련하고, 노숙인들을 설득해 옮겨왔습니다.

"영하 10도 추위에서는 저체온증이 와서 사고가 날 가능성도 있고,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어서 전염되면 어려움이 있어서…"

"코로나19 검사 받고 여기 들어왔는데 몸에는 이상 없다고 받았어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 채 거리에서 지내던 한 노숙인은 작지만 따뜻한 새 숙소에서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종이에 춥지 않냐고 써서 묻자 안 춥다고, 고맙다고 적어 답했습니다.

연합뉴스TV 홍정원입니다. (zizou@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