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이 소형보다 비싸다?…이상한 전기차 보조금

  • 4년 전
◀ 앵커 ▶

요즘 코로나19로 배달이 늘면서 근거리 이동에 적당한 이런 초소형 전기 화물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0.3톤짜리 이 초소형 전기 화물차의 가격이 1톤짜리 보다 오히려 비싸게 팔리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데요.

왜 그런건지 김진아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최근 늘어난 초근거리 배달업체들은 초소형 전기 화물차를 선호합니다.

유지 관리비가 저렴하고 소음이 없어 야간 배달에도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적재 한도가 300kg인 초소형 모델이 적재량 1톤인 소형보다 오히려 구입 가격이 더 비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소형 전기화물차 가격은 4,050만원이지만 보조금 2,700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2,167만원인 초소형 전기화물차는 보조금이 768만원에 불과합니다.

보조금을 감안하면, 소형은 1,350만원인데 초소형은 1,399만원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에 10% 부가세 환급까지 더해지면 소형은 982만원, 초소형은 1202만원으로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보조금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초소형 차가 오히려 더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보조금은 동급의 일반 화물차 가격과 비교해 차액을 보전해주는 건데, 초소형 전기 화물차는 비교할 화물차가 딱히 없다보니, 보조금이 적게 책정됐다는 게 정부측 설명입니다.

## 광고 ##국산 초소형 전기 화물차 출시를 기다리던 세탁소연합회나 근거리용 택배업체들은 구입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최충훈/운수업체 대표]
"(전기 화물차) 향후 5백 대 정도를 구매할 의향이 있습니다. 1톤 차와 동등한 가격이라면 포트로(초소형)를 구매하기가 어렵지 않느냐… 라는 거죠."

공공주문과 함께 수출 계약은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내수 시장에서는 왜곡된 가격 구조로 외면받고 있는 겁니다.

[송신근/횡성 전기차 제조업체 대표]
"소형(화물)차에서 지급하고 있는 보조금 수준에서 초소형 차도 살 수 있는, 보조금 대응이 필요합니다."

4천만원짜리 소형 화물차보다 2천만원짜리 초소형차의 실구입가를 더 비싸게 만드는 이상한 보조금 정책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2호 상생형 일자리인 '횡성 전기차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MBC뉴스 김진아입니다.

(영상취재: 장종국(원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