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위임통치'…"불필요한 오해 키워" 지적

  • 4년 전
국정원 '北 위임통치'…"불필요한 오해 키워" 지적

[앵커]

국정원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일부 측근들에게 역할과 권한을 나눠준다며 이를 '위임통치'로 설명해 북한 체제가 불안정한 게 아니냐는 오해를 낳았습니다.

민감한 북한 정세와 관련해 보다 정확한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성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목요일, 국정원은 박지원 원장 취임 후 첫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 보고를 했습니다.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을 비롯한 여러 측근에게 실무적 역할과 권한을 일부 이양하고 있다고 보고하며 이 같은 통치 방식을 '위임통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위임 통치'라는 용어를 국정원에서 만든 것이지 북한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아니다. 후계자 구도와 관계되는 용어가 아니다."

국정원의 '위임통치' 주장에 "김정은의 신변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 "북한 체제가 불안정한 게 아니냐"는 각종 억측이 뒤따랐습니다.

방산주가 급상승하는 등 주식시장도 출렁거렸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에서 '위임'이란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위임통치'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위임'이란 용어는 의사결정 권한과 크게 상관이 없는 형식적인 표현에 가깝습니다.

김 위원장이 수해지역 주민들에게 보내는 식량을 노동당 간부가 대신 전달할 때도 사용하고,

"김정은 동지의 위임에 따라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리일환 동지가 전달사를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위임'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의 위임에 따라 김정은 동지께서 전원회의를 사회하시고…"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절대권력을 바탕으로 한 기능적인 역할 분담을 '위임통치'라고 표현하는 건 정확한 설명이 아닐뿐더러 불필요한 오해만 낳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야당에서도 이번 해프닝에 대해 "대북 이슈로 국면 전환을 하려는 것이냐"며 박지원 원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연합뉴스TV 지성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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