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자’ 콜럼버스 동상 야반 철거…‘편집’ 당한 트럼프

  • 4년 전


폭스뉴스. 미국의 극보수 방송사로 현 트럼프 대통령에 우호적인 편입니다만 이게 웬일일까요?

대통령 생중계를 갑자기 중단했습니다.

또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 동상이 간밤에 기습 철거됐는데, 시위대가 아니라 시 당국이 그랬습니다.

황하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둑한 새벽, 미 신대륙 개척자이자 침략자로 불렸던 콜럼버스 동상이 크레인 줄에 묶여 철거됩니다.

인근의 다른 공원에 서있던 동상도 차에 실려 옮겨집니다.

시카고시 당국이 기습철거에 나선 건데,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와 마찰을 빚은 지 일주일 만입니다.

시카고를 비롯해 미국 곳곳에서는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집압으로 사망한 이후 두 달 넘게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치안 유지를 위해 폭력 시위 엄단 의사를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시카고를 비롯한 일부 도시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연방 요원을 추가로 투입하겠습니다."

반트럼프 성향의 도시를 무법천지인 것처럼 보이게 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됐습니다.

하지만, 포틀랜드 등에선 과잉진압에 대한 반발로 시위대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이 시위대의 폭력성을 부각한 동영상을 공개하며 여론에 호소하려 했지만, 트럼프에 우호적인 폭스뉴스마저 생중계를 중단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해리스 포크너 / 폭스뉴스 앵커]
"네. 이런 비디오를 틀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CNN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채널A 뉴스 황하람입니다.

yellowriver@donga.com
영상편집 : 변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