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故 최숙현 스무살 때 해외 훈련일지에도 "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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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故 최숙현 스무살 때 해외 훈련일지에도 "죽을까"

[앵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선배들에게 가혹 행위를 당한 고 최숙현 선수의 고통은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습니다.

최 선수가 갓 스무살이 됐던 2017년 뉴질랜드 훈련 일지가 처음으로 공개됐는데요.

정주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1998년생인 고 최숙현 선수가 고교 졸업 후 갓 스무살이 된 2017년 2월, 뉴질랜드 훈련일지입니다.

새벽부터 시작돼 늦은 오후까지 이어지는 운동 내용을 빼곡히 적어놓은 일지 사이사이 극심한 괴로움을 호소했습니다.

수영 훈련을 잘하고 있었는데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남자선배 A씨가 지나갈 때마다 뒤에서 발을 잡아당겼다고 돼 있습니다.

곧이어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여자 선배 B씨와 완전 틀어졌다고 적은 뒤 마지막에는 "나만 나쁜년" 이라는 자책으로 끝납니다.

다른 날 일지에도 남자 선배 A씨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A씨가 잘못해놓고 자신에게 화풀이를 했다"며 "너무 힘들다"고 토로한 뒤 "자꾸 정신병 도졌냐는데 정신병 안 걸리는 사람이 신기할 정도"라고 적었습니다.

휴식날에도 욕을 먹었다며 "욕을 밥보다 많이 먹으니 배가 터질 것 같다"고 쓴 최 선수.

어느 날은 뒷면에 "왜 살까 죽을까 뉴질랜드에서 죽으면 어떻게 되지?"라며 극단적인 언어까지 썼습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선배들은 모두 가혹행위에 대해 부인하고 있습니다.

"너무 (진술이) 상반되고 결코 진술을 들어본 결과 그런 것도 없고…"

유독 뉴질랜드 훈련 때마다 힘들어했다는 고 최숙현 선수.

하지만 오랜 시간 고통을 호소해 온 최 선수에게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연합뉴스TV 정주희입니다. (g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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