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바짝 각세운 北…협상여지는 열어둬

  • 4년 전
미국에 바짝 각세운 北…협상여지는 열어둬

[앵커]

북한과 미국은 1차 북미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각각 메시지를 내놓았는데요.

그 함의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특히 북한은 미국을 향해 각을 바짝 세우면서도, 협상의 여지를 남기는 모습입니다.

서혜림 기자입니다.

[기자]

리선권 외무상 담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힘을 키우겠다'는 대목입니다.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관리해야 한다며, 핵전쟁 억제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당 중앙군사위 회의를 상기시켰습니다.

이는 협상의 성과가 없으니, 미국에 맞설 핵 무력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나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이용해 고강도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담화의 내용과 형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시그널도 감지됩니다.

우선, '아무런 대가도 없이 치적 보따리를 던지지 않겠다'는 언급은 뒤집어 보면 대가가 있다면 협상이 가능하다는 뜻도 됩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담화를 싣지 않았단 점도, 협상 공간을 남겨두기 위한 포석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면 핵무기 미사일 개발을 멈출수 없단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의 문을 닫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뜻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대북 협상에서 '유연한 접근법을 취하겠다'는 논평을 내놓으며 상황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준비 등 국내에 과제가 산적한 만큼, 자극적 내용보다는 원론적 메시지를 던진 겁니다.

따라서 결국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 결과에 따라서 한반도 정세는 또 한 번 출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TV 서혜림입니다. (hrseo@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