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서 성범죄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는데, 여성 피해자들이 더 고통스러운 이유가 있습니다.
현역 육군 병사가 지인 얼굴을 합성한 음란물을 SNS에 유포해 군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피해 여성이 신고 의사를 처음 밝혔을 때, 경찰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잡기 어려우니까 기대하지 말라“
서채리 기자입니다.
[리포트]
자신도 모르는 새 SNS에서 합성 음란물이 유포되는 피해를 당한 대학생 A 씨가 경찰서 민원실을 찾은 건 지난해 12월.
하지만 경찰관은 "잡기 어렵다"는 예상부터 내놨다고 말합니다.
[A 씨 / 대학생]
"(음란물이 유포된 공간이) 해외 사이트라서 어차피 못 잡는다고 하시는 거예요. 고소장 쓰기도 전에."
합성 음란물이 유포된 SNS 본사가 해외에 있어서 가해자를 찾는데 협조를 받기 어려울 거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A 씨 / 대학생]
"최대한 범인을 잡을 수 있게끔 경찰서를 간건데 그렇게 바로 못 잡는다고 (경찰관이) 말을 해버리니까 마음이 좀 안 좋더라고요."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범인을 찾았다는 연락은 없었습니다.
결국 A 씨와 피해 여성들이 직접 용의자 추적에 나섰습니다.
음란물 합성에 도용된 사진이 올라왔던 피해 여성들의 SNS 계정 구독자를 일일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겹치는 인물을 발견한 겁니다.
현역 육군 사병으로 복무 중인, A 씨의 학과 동기였습니다.
경찰이 고소장 접수 뒤 한 달간 못 찾은 용의자를 피해자들이 직접 특정해 수사기관에 알린 겁니다.
당시 고소장 접수를 맡았던 경찰서 관계자는 "범인 찾는 걸 포기하라고 권유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수사도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해명했습니다.
해외에 본사와 서버를 둔 SNS를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가 늘고있는 현실에서, 피해자 중심의 대응과 수사역량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뉴스 서채리입니다.
seochaeri@donga.com
영상취재: 임채언
영상편집: 민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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