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줄테니 기름 가져가세요”…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

  • 4년 전


요즘 주유소 가면 자동차 기름값이 많이 내렸는데요.

전 세계 유가가 하락한 덕분입니다.

미국에서는 원유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기름을 받을 때 돈을 받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습니다.

박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국 현지 시간으로 어제 원유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5월에 인도받게 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이 배럴당 마이너스 37달러에 거래된 건데, 쉽게 말해
원유 1배럴을 구입하면 37달러를 준단 얘깁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가장 큰 원인은 원유 저장공간 부족입니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줄면서 원유 수요는 급감했는데, 재고가 계속 쌓이면서 저장 공간이 부족해진 겁니다.

또 구매자들이 원유를 인도받게 되는 시점으로 경기회복이 불확실한 5월을 건너 뛰고, 6월을 택한다는 겁니다.

[정철진 / 경제평론가]
"6월로 들어가게 되면 코로나19의 충격도 좀 완화되지 않겠느냐, 원유 가격이 폭락은 아니지않겠냐 하는 기대감으로 (보입니다)."

처음 발생한 일이다보니 원유 가격과 연동된 상품을 취급하는 국내 일부 증권사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시스템이 마이너스 유가를 인식하지 못해 투자자들이 제 때 팔지 못한 겁니다.

투자자 수백 명이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

[유진증권 피해자]
"이상해서 시장가 청산을 눌러봤거든요. 시장가 청산이 튕기더라고요. ‘0 이하로 주문할 수 없다’(고 하면서)"

[키움증권 피해자]
"손실액은 2천 2백만 원 정도 될 거예요. 10억 까지 손해 보신 분들도 있고."

증권사들은 투자자 피해 사항을 확인해 규정대로 보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박지혜입니다.

sophia@donga.com
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