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장사 저녁엔 택배…늘어나는 '투잡족'

낮엔 장사 저녁엔 택배…늘어나는 '투잡족'

[앵커]

요새 '투잡'을 뛰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호황에 돈을 더 벌려고 하는 것이면 좋겠지만 그런 이유가 아닌거죠.

코로나19 사태로 본업의 소득이 격감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사람들이 다수인데요.

나경렬 기자가 현장에 나가 그 어려움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25년간 남대문시장에서 장사를 해온 안충만 씨.

안 씨는 최근 두 달 새 살이 10kg이나 빠졌습니다.

낮에는 신발 가게를 지키지만 코로나 사태로 격감한 수입을 벌충하려 새벽에 택배 배달까지 뛰었기 때문입니다.

"12시 반에 나가서 (새벽) 3시쯤에 받고 배달하고 다시 집에 오면 6~7시. 잠깐 쉬었다가 다시 출근하는 거지. 살아가야 하고 생활비 문제, 아이들 교육 문제가 있으니까 하는 거지…"

안씨 말고도 투잡을 뛰는 상인들은 여럿입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밀린 임대료를 해결할 길이 없는 탓입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업도 못해요. 식당에 가서 설거지라도 하고 싶은데 몸이 안 좋으니까 그런 아르바이트도 못 하는 거야."

부업을 하는 사람은 지난해, 1년 전보다 9% 넘게 늘며 2010년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투잡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큰 폭으로 늘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과로의 위험성을 지적합니다.

"오랫동안 일을 하거나 밤에 일을 하면…낮에 일도 정상적으로 안 되는 위험성이 있겠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을 비롯해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득이 사라지다시피 한 사람들은 이 사태가 끝날 때까지 과로의 위험 속에서도 투잡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연합뉴스TV 나경렬입니다.

inten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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