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개월간 4번 ‘같은 사고’…버스승객의 수상한 ‘꽈당’

  • 5년 전


버스에 올라탄 뒤 뒷자리 쪽에서 꽈당 넘어지는 남성, 아플텐데 한 번도 아니고 하루에 두 번이나 비슷하게 넘어졌습니다.

이런 일이 몇 달 동안 여러번, 그때마다 치료비를 요구했다는데 뭔가 수상하죠?

박건영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마을버스에서 뒷자리로 걸어가던 승객이 버스가 출발하자 마자 넘어집니다.

마을버스 기사도 차를 멈추고 승객의 상태를 살피러 다가갑니다.

[강모 씨 / 마을버스 운전기사]
"출발하면서 1m도 채 안 갔을 때 혼자 넘어지시니까 좀 많이 당황, 놀랐던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 사고가 난지 불과 20여 분 뒤.

앞서 마을버스에서 넘어졌던 승객이 다른 노선버스에서 출발과 동시에 쓰러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승객은 마을버스와 시내버스 기사가 보험처리를 제안했지만 치료비를 현금으로 계좌에 보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버스 승객(지난달 30일 통화)]
"한 20만 원만 보내주신다면, 그걸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채널A 취재 결과, 이 승객은 지난달 2일과 지난해 8월에도 각각 버스에서 넘어져 합의금을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버스기사 네 명에게 치료비를 넣어 달라고 건넨 계좌번호는 같았습니다.

[고모 씨 / 마을버스 기사]
"버스기사들은 일단 인적피해 사고기록이 올라가면 많이 피해를 보거든요. 이 때문에 웬만하면 작은 건 직접 처리하려고 그래요."

버스기사들은 고의 사고를 의심해 이 승객을 서울 수서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해당 승객은 채널A와의 통화에서 실제로 다쳐서 병원에서 진단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버스 승객]
"(진단서 받으셨나요?) 그때는 받았죠.
(합의금 받으신 적이 있으세요?) 네. 내가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누워 있어요."

경찰은 승객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며, 버스 내부 CCTV 영상도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change@donga.com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