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들 "짜고 치는 고스톱,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 5년 전
월호 7시간을 집중 추궁하겠다던 청문회를 지켜본 유가족들은 증인신문이 시종일관 답답하게 진행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가 열린 14일, 유가족 십수 명은 아침부터 안산 합동분향소 가족대기실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참사 직후 골든타임에 대통령이 과연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조금이나마 드러날 수 있을까 기대하며 청문회를 생방송으로 지켜봤다.

하지만 국정조사위원들의 질문이 대통령의 7시간보다는 성형의혹, 해외출장 시 특혜에 대한 부분에 집중되면서 유족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故민지 아빠 김내근 씨는 "우리가 정말 알고 싶던 건 골든타임에 왜 컨트롤타워가 작동하지 않았는지였다"며 "거기에 집중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는데 주사제 얘기만 계속 나오니 답답하다"고 성토했다.

故영석 아빠 오병환 씨는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의원들이 언론에 이미 나온 것도 제대로 끌어내지 못했다"며 "이게 청문회인지 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증인으로 나온 전직 청와대 간호장교나 대통령 자문의들이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장면이 나오자 상당수 부모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故정원석 엄마 박지미 씨는 "진실한 분들이 나오길 바랐는데 역시나 답답하고 화만 더 났다"면서 "국민들이 촛불 들고 하니까 그저 보여주기 위한 청문회를 하고 짜고 치는 고스톱 같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조금 있으면 우리 애들 3주기인데 그 전에 진실을 밝혀서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며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김상만 전 자문의가 주사제 의혹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버티자 영석 아빠는 "김기춘이 하고 똑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이 구조실패에 대해 "주어진 여건 하에서 모든 가능성을 동원해 구조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해명하려 할 때, 유족들의 분노는 끝내 폭발했다.

이들은 "배에서 떨어진 애들 건져오기만 했지", "구조는 한 명도 안 했잖아"라고 성토했으며, 일부는 혀를 차거나 욕설을 참지 못했다.

한때 몇몇 여당 의원들이 참사와 관계없는 발언으로 질의시간을 허비하자 "그러니까 여당이지"라는 말이 나왔고, 야당 의원들에게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똑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팀에서 찍은 국회 사진 있습니다 이쯤에 첨부해주세요]

한편, 유경근(故예은 아빠)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등 일부 유가족들은 청문회장에서 직접 방청하기 위해 국조특위에 2차례 공문을 보냈으나 불허 통보를 받았다.

그러다 항의 끝에 가까스로 청문회장에 들어갈 수 있었으나 신문에서 별다른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자 답답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