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cutView] 대학생 인턴기자의 임종체험기

  • 5년 전
나는 오늘 죽었다.
- 대학생 인턴기자의 ‘임종’ 체험기

‘탁, 탁, 탁’ 뚜껑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멀리서 몇 번의 ‘탁’ 소리가 울리고, 내 머리 위에서도 같은 소리가 났다. 사방이 깜깜해졌다. 그렇게 내 관 뚜껑도 닫혔고, 나는 이십여 명의 사람들과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

◇ 영정사진을 찍다.

임종체험을 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다시금 삶을 소중하다고 깨닫기 위함이었다. 세상에 대한 불만과 원망이 늘어, 부정적으로 변하는 나를 되돌리고 싶었다.

임종체험을 할 수 있다는 효원힐링센터로 향했다.

영정사진 촬영으로 임종체험이 시작되었다. 증명사진 찍는 것과 다를 것 없이 카메라 앞에 앉아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흘러가는 일상 속에 죽음도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이라 생각하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 “여러분은 잠시 후에 다 죽어요.”

강의실로 자리를 옮겨,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삶과 죽음에 대한 강의, 가족과 함께 할 남은 시간에 대한 영상을 통해 체험자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시간을 준 것이다.

강사는 ‘잠시 후 우리는 죽을 것’이라며, 아까 찍은 영정사진을 들고 조용히 저승길로 올라가자고말했다. 검은 리본이 달린 각자의 영정사진을 챙기는 체험자들의 얼굴에는 엄숙한 기운이 감돌았다. 리본 아래의 나는 매일 거울에서 보던 얼굴이지만 낯선 모습이었다.

◇ 눈물의 유언장 작성

임종체험실은 어두웠고, 그 안의 빛이라고는 촛불과 스크린 화면뿐이었다. 관 옆에 자리 잡고 앉아 ‘마지막 이별’과 관련된 동영상을 시청하며 죽음을 상상해 보았다.

초 앞에 영정사진을 세웠다. 유언장을 작성하는 시간에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있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막상 쓰려니 쓸 수가 없었다. 겨우 몇 줄을 작성하는데 가족 생각에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후회되는 게 너무 많았다.

몇 사람이 유언장을 낭독했다. 목소리는 떨렸거나 담담했지만 모두 엄숙하고 진지했다.

◇ 스스로 관에 들어가 눕다.

실제 장례 때 쓰이는 수의를 걸쳐 입고, 허리띠를 멨다. 만감이 교차한다는 게 이런 느낌인가 싶었다. 울음이 날 것도 같았고 두렵기도 했다.

관 뚜껑을 열고 관에 들어가 누워 눈을 감았다. 곧 뚜껑이 닫히고 주변은 나무 냄새로 가득 찼다. 입관 체험을 하는 십 분 동안 정말 죽은 사람같이 가만히 누워있었다.

10분이 지나고 뚜껑이 열리자 밝은 실내가 보였다. 강사는 ‘우리는 지금 다시 태어난 것’이라고 했다. 웃음이 나왔다. 단순한 체험이지만 정말 새 삶을 얻은 것 같이 기뻤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