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 '유쾌·발랄' 박하선의 팔색조 매력

  • 5년 전
여배우의 변신은 무죄라고 했던가! 요즘 여배우들 예쁜 외모에 연기력은 기본이다. 여기에 내숭도 없어 과거 여배우들이 내세운 청순하고 도도한 신비주의 전략은 찾아보기 힘들다. 캐릭터를 위해서라면 망가지는 몸 개그까지 불사한다.

사극 '동이'를 통해 단아함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배우 박하선, '인현왕후'역을 능숙하게 소화하면서부터 그녀는 '단아인현'으로 불렸다. 그런 그녀가 캐릭터 변신을 위해 망가지기 시작한 건 시트콤을 통해서다.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엉뚱 발랄 박쌤'을 연기한 박하선은 단아 대명사에서 하루아침에 동네 옆집 언니 같은 친근한 이미지로 변했다.

"시트콤 종영 이후 한동안 후유증으로 힘들었어요. 요즘 영화 '음치 클리닉' 촬영으로 잠시 브라운관을 떠나있는데 '하이킥'을 생각하면 아직도 참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이 커요. 시트콤 촬영 당시엔 갇혀 지내다보니 인기를 잘 실감하지 못했는데 요즘 지나다니면 많이 알아봐주고 좋아해주셔서 제가 정말 좋은 작품을 했다는 걸 이제야 느껴요."(웃음)

올해 데뷔 7년 차인 박하선, 어느덧 중견배우로 접어드는 그녀가 스스로 단아함을 벗고 유쾌함을 입은 이유는 뭘까? 이유는 단 하나. 캐릭터로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서다.

"캐릭터로 기억되길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인현황후, 박쌤.. 둘 다 캐릭터로 남아서 너무 좋았어요. 앞으로도 제 연기 인생에 저를 대표할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제 안에 여러 가지 면이 있는데 그런 모습을 다 보여드려서 '박하선이 이런 사람이구나' 하는 걸 연기로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극 이후 계속 단아하고 청순한 캐릭터만 연기해 온 박하선, 그녀가 시트콤에서 제대로 망가졌다고는 하지만 시트콤에서도 맡은 배역이 참하고 바른생활 이미지가 강한 고등학교 교사 역이다.

"제가 원한 건 아닌데 (들어오는) 캐릭터가 거의 비슷해요. 참하고 단아한 이미지가 참 감사하긴 한데.. 부담스럽기도 해요. 실제 전 밝은 모습도 있거든요. 시트콤을 하면서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조금은 다르지만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박하선의 시트콤 연기변신은 대성공이었다. 여성 연예인들이 연기하기엔 꺼려지는 역할도 그녀는 척척 해냈다. '광견병 걸린 여자' '블랙하선', '빨간색 펑키머리 록커' 등을 능청스럽게 연기해 큰 웃음을 이끌어 낸 것이다.

"솔직히 데뷔 후 드마마 '동이' 전까지 가리지 않고 다 했어요. 케이블 쇼프로, 독립영화 등 장르 안 가리고 들어오는 데로 했죠. 그 땐 힘들기도 하고 솔직히 제 욕심이 안차는 작품도 있었는데 그때 연기경험이 지금은 다 도움 되는 것 같아요."

단순 스타가 아닌 배우가 되기 위해 작은 단역부터 탄탄히 밟아 온 박하선, 그녀는 캐릭터 변신을 위해 망가지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청순한 이미지에서 보여준 반전매력이 통한 것이다. 시트콤을 통해 연기의 스펙트럼을 한 층 넓힌 박하선, 그녀가 연기 변신을 성공한 데는 이색취미도 한 몫 한다.

"여리고,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클라이밍(암벽등반)을 시작했어요. 드라마 '동이'때 지진희 선배님 통해 처음 접했는데 하다 보니 적성에도 맞아 꾸준히 하고 있죠. 클라이밍은 고소공포증 극복은 물론 체력관리, 다이어트, 피부미용 등 여러 면에서 좋은 것 같아요. 나중에 액션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자신의 연기를 위해 캐릭터 변신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박하선, 그녀의 내일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