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집창촌 ‘자갈마당’ 역사속으로…110년 만에 철거

  • 5년 전


대구 한복판에 있는 집창촌 이른바 '자갈마당'이 오늘 철거를 시작했습니다.

일본인들이 이곳에 유곽을 만든 지 110년 만에 사라지는 건데요. 이 일대는 주상복합탄지로 다시 태어납니다.

보도에 배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굉음과 함께 간판이 뜯겨져 나갑니다. 외벽은 힘없이 무너지고, 5분이 채 되지 않아 터만 남았습니다.

대구 중심가에 백년 넘게 자리잡고 있던 집창촌 이른바 '자갈마당'이 철거됩니다.

[이병권 / 건설 시행사 대표]
"아파트와 오피스텔 다 합쳐서 1150세대 정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주거와 상업을 아우르는 복합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1908년 일본인들이 이곳에 유곽을 만들면서 자갈마당이라고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주변에 자갈이 많아 유래한 이름인데, 집창촌 여성이 달아나면 소리가 나도록 자갈을 깔았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한때 79개 업소가 운영됐던 자갈마당은 지난 2004년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쇠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배유미 기자]
"주민들이 떠난 자갈마당에는 쓰레기와 건축 자재만 남았습니다. 업소는 이렇게 짐을 옮기고 철거만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이주에 합의하지 않은 업주와 종사자 20명 정도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자갈마당 업주]
"아무리 불법장사지만 권리금도 줬을 것이고… 세입자들은 재개발되니까 나가라고 하면 그냥 나가야합니까?"

건설사는 1차 이주대상 기준에 미달한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달 안에 이주방안을 다시 논의할 방침입니다.

채널A뉴스 배유미입니다.

yum@donga.com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