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하루 만에 돌아온 개 도축장…또 개고기 전쟁

  • 6년 전


국내 최대 개고기 시장이던 모란시장에서 며칠 전 마지막 남은 도축장이 철거됐습니다.

그러자 도축업자는 곧바로 다음 날 다시 영업을 시작했는데요.

끝나지 않는 개고기 싸움, 도대체 그 이유가 뭔지 김지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무원들이 트럭에 물건을 싣습니다. 모란시장에 1곳 남아 있던 개 도축장과 우리를 들어내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다시 찾아간 모란시장에서는 여전히 도축장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모란시장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개 도축업소입니다. 성남시에서 도축시설을 철거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새 시설을 들였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천막까지 쳐놓고 버젓이 영업하고 있습니다.”

철제 우리에는 개 수십 마리가 여전히 늘어진 모습으로 갇혀 있습니다. 시설을 철거하자마자 도축업자가 구청에가서 도축시설을 되찾아 온 겁니다.

성남시는 지난해 2월 상인들과 협약을 맺고 도축시설을 모두 걷어냈습니다. 도축시설을 불법건축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상인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근처에 이동식 도축차량을 마련해줬습니다.

도축차량에선 개 도축은 금지되고 닭과 염소만 취급할 수 있습니다.

[김용북 / 모란시장 가축상인회장]
"혼자만 독점적으로 장사하겠다고 도축장 놔두고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우리는 절대적으로 반대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도축업자는 법원의 확정판결 전까지는 수용할 수 없다며 장사를 계속해왔습니다.

[신승철 / 도축업체 대표]
"개 도축도구를 불법 시설물로 간주하는 거예요. 그 부분이 판례가 없습니다.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는 양보할 수 없다는 거죠.“

왜 이런 논란이 벌어질까.

개는 축산법에는 가축으로 포함돼 있어 사육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도축과 유통을 규정한 축산물 위생관리법에는 빠져 있습니다. 관련법에서 빠져있다보니 개 도축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애매한 상황입니다.

성남시는 조만간 시설을 다시 철거하기로 했지만 영업을 재개해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성남시 관계자]
"기한 주고 (철거) 안 하면 행정대집행 또 하려고요. 다른 압박을 주는 것도 해야죠."

동물학대와 상인의 생존권을 둘러싼 갈등이 쉽사리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김지환입니다.

영상취재 김기열
편집 김태균
그래픽 박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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