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흐엉 진술서 입수…“베이비크림으로 예행연습”

  • 5년 전


김정남 암살을 지시한 북한 공작원에 대해서도 흐엉은 자세히 진술했습니다.

공작원들과 여러 차례 예행연습을 했는데, 독극물 대신 베이비 크림을 썼다고 합니다.
 
이어서, 박선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사내용]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의 말레이시아 검찰 진술 조사에 따르면, 흐엉이 북한 공작원을 처음 만난 건 김정남이 암살되기 7주 전인 2016년 12월 초였습니다.

옛 직장 동료의 소개로 하노이의 한 바에서 긴 팔 티셔츠에 검은색 바지, 검은색 신발을 신고 피부색이 말레이시아인과 비슷한 한국 남성을 만났다는 겁니다.

맥주를 마시고 있던 이 남성은 유창한 베트남어로 "미스터 Y라고 불러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의 방송사와 관련된 회사에서 촬영하는 영상에 출연해달라는 제안이 뒤따랐습니다.

[히샴 테 포 텍 / 흐엉 변호인]
"그녀는 속았다. 젋은 여성 배우를 찾는다고 해서 그녀는 그 퍼니 비디오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며칠 뒤 흐엉은 미스터 Y의 회사 대표를 소개받았고, 그를 '하나모니'라고 불렀습니다.

한국말로 '할아버지' 또는 '아저씨'라고 번역해줬다고 전했습니다.

미스터 Y와 하나모니가 김정남 암살을 앞두고 흐엉과 4차례 예행연습한 정황도 조서에 담겼습니다.

수퍼마켓과 공항 등지에서 지나가는 남성의 뒤에서 얼굴을 만져 놀라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김정남 살해 이틀 전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손에 베이비 크림을 묻힌 뒤 유럽인 남성의 얼굴을 만지는 장면을 촬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독극물을 이용한 김정남 암살을 앞두고 마지막 예행연습이었던 셈입니다.

채널a 뉴스 박선영입니다.

tebah@donga.com

영상취재 : 윤재영(말레이시아) 한효준
영상편집 : 오영롱
그래픽 : 원경종 윤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