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사상 첫 전직 대법원장 구속…결정적 순간은?

  • 5년 전


사회부 법조팀 배혜림 차장과 양 전 대법원장의 운명을 가른 순간들을 알아보겠습니다.

1. 배 차장, 첫 번째 결정적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첫 번째 양 전 대법관의 변호인 최정숙 변호사가 '한숨'을 내쉬는 장면인데요,

먼저 보시겠습니다.

[최정숙 / 양승태 전 대법원장 변호인]
(어떤 혐의를 소명하셨는지?) …”

영상에선 소리가 잘 들리진 않았지만 바로 저 장면의 현장에선 최 변호사의 긴 한숨 소리를 듣고 여러 해석이 나왔습니다.

1-1. 그 한숨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영장심사가 어땠는지 드러나고 만 장면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통상 변호사가 공식석상에서 한숨을 쉬진 않습니다.

검찰의 증거에 반박도 못하고 무조건 부인만 하는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될 수 있겠다는 예견을 하면서, 답답하고 아쉬운 마음이 흘러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2. 양 전 대법원장의 영장심사 법정 분위기를 짐작 가능하게 하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네요. 다음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큰 대자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규진 부장판사의 수첩에는 큰 대자가 여러 차례 등장하는데요,

대법원장에게서 지시를 받은 내용, 대법원장에게 보고한 내용의 왼쪽에 이렇게 적어놨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게 조작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2-1.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수첩이 결정적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까?

김영한 대통령민정수석의 수첩에는 한자 장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을 의미하는 것이었고요,

대통령은 VIP라고 표현했습니다.

이규진 부장판사의 업무수첩도 이렇게 꼼꼼하게 정리돼 있었는데 양 전 대법원장이 이걸 왜곡 조작이라고 주장한 건 무리수였다고 봐야겠습니다.

3. 세 번째 장면은 무엇인가요?

양 전 대법원장의 입에서 '모함'이란 단어가 나온 순간입니다.

후배 판사들이 검찰에서 한 진술 중 불리한 내용에 대해선 “후배 법관이 거짓말로 나를 모함한 것”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3-1. 양 전 대법원장은 조서를 36시간 반 동안이나 검토했는데, 대응 논리가 빈약했던 것 아닙니까?

조서를 통째로 외웠을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여서, 검찰의 논리를 깨는 전직 대법원장의 전략은 무엇일까 관심이 쏠렸는데요,

검찰 관계자는 "기록과 진술이 너무 많아 통째로 부인하는 것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4.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면서 앞으로 사법 개혁의 목소리가 더 커지겠군요?

양 전 대법원장은 25년 전 김영삼정부 사법 개혁 때 사법시험 합격자를 300명에서 천 명으로 늘리는 개혁안을 제출했습니다.

법조인의 권한을 분산하고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것이었는데요,

이렇게 권한을 줄이겠다던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권한을 남용한 혐의로 구속되는 신세가 된 겁니다.

앵커. 사회부 배혜림 차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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