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직원 쓰고 싶어도 못 써요"…'나 홀로 가게' 증가

  • 5년 전

◀ 앵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요즘 보조 직원 없이 미용사 혼자서 샴푸부터 머리 손질, 청소까지 다 하는 1인 미용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데요.

경기는 안 좋은데 임금을 깎을 수는 없으니 차라리 그냥 혼자 하자는 건데 비단 미용실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김수산 리포터가 나홀로 자영업자들을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 홍대 앞.

큰 길엔 널찍한 점포들이 주를 이루지만 골목으로 들어가니 작은 가게들이 붙어있습니다.

한 곳에 들어가봤습니다.

20제곱미터 크기에 화장대 3개, 퍼머기계 2대가 전부입니다.

11년 경력의 이아람씨는 이곳에서 샴푸와 커트, 드라이는 물론 청소까지 혼자서 다 합니다.

홍보는 블로그와 SNS에 의존합니다.

[이아람/1인 미용실 운영]
"(직원 시급도) 자꾸 오르고 이래서 그냥 누구를 쓰는 것보다 혼자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근처의 또 다른 미용실.

"이분 해드리고 금방 해드릴게요."
"네, 천천히 해주세요"

미용사 한 명이 분주히 오가며 손님 두 명의 머리를 동시에 매만지는데 보조 직원은 없습니다.

1인 미용실의 가장 큰 장점은 일한만큼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유민/1인 미용실 운영]
"혼자 유지할 수 있게끔만 손님만 유치만 된다면 (종업원 없이) 혼자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한 카드회사가 홍대 앞 상권인 마포구 서교동 일대 미용실 가맹점 수를 조사해봤더니 2015년 188곳이던 것이 2017년엔 236곳으로 25%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점포 한 곳당 해당 카드 사용액은 같은 기간 1천344만원에서 1천310만원으로 오히려 소폭 줄었습니다.

경기 상황이 나아져 창업 바람이 분 게 아니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1인 점포나 소형 점포 창업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이승태/삼성카드 관계자]
"헤어숍 수는 늘어난 반면에 점포당 매출액은 감소를 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1인 미용실과 같이 소규모 헤어숍의 창업이 늘어난 것으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김보들 씨도 몇달 전까지는 바쁜 시간엔 아르바이트생을 3명까지 썼습니다.

하지만 200만원 넘는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 지난달부터는 모든 일을 혼자 하고 있습니다.

[김보들/1인 커피숍 운영]
"저도 직원을 쓰고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쓰고 싶은데 아무래도 인건비라는 부담감이 조금 커요."

인건비 줄이기는 자영업자만의 상황도 아닙니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매장 직원을 없애기 시작했고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점포도 등장했습니다.

[정형욱/유통업체 관계자]
"(무인 점포를 운영하면) 인건비가 3분의 2 정도는 세이브가 되지 않나 예상됩니다."

대형업체들은 직원을 줄이고 자영업자들은 아예 직원이 필요없다는 상황.

그만큼 일자리 구하기는 더 힘들어졌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