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에 떠난 고향 개성…“보름달 세며 기다렸죠”

  • 5년 전


남북 철도를 연결하는 착공식이 내일 개성에 있는 판문역에서 열립니다.

우리 쪽 참석자인 김금옥 할머니를 유승진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6.25 전쟁 당시 '소녀들을 모두 잡아 간다’는 소문에 개성에 부모님을 두고 떠나온 열여덟 살 소녀는 어느덧 여든을 훌쩍 넘겼습니다.

[김금옥 / 개성 실향민]
"보름달을 몇 번 봐야지 개성에 갈 수 있을까. 그래서 보름달을 셌었어요.

부모님을 만날 수는 없지만 고향에 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김금옥 / 개성 실향민]
"자라고 생활하던 곳에 그곳에 땅을 밟을 수 있다는 거. 그거 정말 기가 막히게 저한테는 행운이죠.

새로 난 길을 달려가서 고향을 갈 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겠죠."

지난 2008년 남북관계 경색으로 남측 도라산역과 개성 판문역을 오가던 열차 운행이 중단 된 지 10년.

당시 마지막으로 경의선을 달렸던 기관사 신장철 씨도 내일 착공식 초청장을 받았습니다.

[신장철 / 전 경의선 기관사]
"성탄절 선물이랄까 그런 기분이죠. 하루 한 번씩 왕복하면서 다니던 곳이 어떻게 변했는가, 하는 그런 설렘도 있어요."

[유승진 기자]
"개성이 고향인 이산가족을 포함해 우리 측 참석자 100여 명은 내일 이곳 서울역에 모입니다.

북측으로 가기 위한 특별열차도 준비했는데요.

내일 새벽 6시 45분쯤 출발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오전 9시쯤 개성 판문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우리 측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이 북측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등 6명이 착공식에 참석합니다.

정부는 이번 착공식으로 남북관계 진전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겠다는 구상입니다.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영상취재 : 박연수
영상편집 : 오성규
그래픽 :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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