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유미와 약속 지켰다"...11년 恨과 눈물 / YTN

  • 6년 전
거대 재벌기업 삼성을 상대로 기나 긴 세월 끝에 사과를 받아낸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와 가족들은 결국 눈물을 흘렸습니다.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도 딸과의 약속을 11년 만에 비로소 지켰다며 다시는 이런 아픔이 없기를 바랐습니다.

최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故 황유미 씨는 지난 2003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 입사해 반도체 세정작업 맡았습니다.

그리고 2005년 한창 꽃다울 나이 스무 살에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2년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故 황유미 /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지난 2007년 2월) : 멍이 자주 들었고요. 그리고 먹으면 토했어요. 큰 병원에 갔더니 백혈병 판정받고 엄청나게 울었고 죽는 줄 알았어요. 제가.]

이렇게 삼성전자에서 일하다가 병들거나 삶과 이별한 노동자는 유미 씨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대기업 삼성은 너무도 커다란 벽이었습니다.

[황상기 / 故 황유미 씨 아버지 (지난 2007년 2월) : 나 개인이 이렇게 큰 회사를 어떻게 이깁니까. 회사가 백혈병 걸린 사람을 알아서 해주는 게 대기업이고 회사의 임무지….]

게다가 지난 2009년 근로복지공단도 유미 씨에 대한 산업재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정공방 끝에 2014년 산재를 인정받자 결국, 삼성 측도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그해 양측이 조정위원회 구성에 합의했지만, 삼성이 자체 보상안을 내놓으면서 피해자와 가족들은 1,000일 넘게 천막 농성을 벌였습니다.

그렇게 제자리걸음을 걷던 협상은 올 7월 2차 조정을 시작으로 급물살을 탔습니다.

삼성을 상대로 11년의 긴 싸움 끝에 첫 산재인정을 받아 낸 황상기 씨는 비로소 딸 유미와의 약속을 지키게 됐다며 소회를 밝혔습니다.

[황상기 / 故 황유미 씨 아버지 : 우리는 삼성으로부터 상당히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는데 억울한 일을 꼭 밝히겠다고 약속한 적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유미의 목숨을 지키지 못한, 그것에 대한 미안함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장애 1급을 받은 피해자 한혜경 씨와 어머니는 끝내 눈물을 흘리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한혜경 / 삼성전자 LCD 공장 피해자 : 그냥 슬프더라고요. 조금만, 그냥 진실하게 말해줘요. 저 같은 사람 다시 나오면 안 되잖아요.]

YTN 최아영[c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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