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꿈꾼 뼛속까지 영화인…차기작은 하늘에서

  • 6년 전


고인은 생전에 병상에 있으면서도 영화에 대한 열정은 뜨거웠습니다.

최근까지도 복귀작을 계획하며 들떠 있었는데요.

직접 기획하고 주연을 맡으려 했던 영화 '소확행'은 끝내 빛을 보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어서 최주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갈색 구두 위로 차려입은 청바지와 회색 자켓.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백발의 스타는 힘차게 레드카펫을 밟았습니다.

관객들을 향해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보인 그의 표정에선 암투병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반백년동안 은막의 스타로 살아온 신성일, 팬들의 환호는 삶의 활력소였습니다.

하지만 10여 일 후, 전남 화순의 한 요양병원에서 만난 그는 다소 지친 표정이었습니다.

야윈 모습에, 목소리도 작아졌지만 영화 얘기가 나오자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자신을 주인공으로, 3년 전부터 기획했다는 영화 '소확행'을 소개하면서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고 신성일(지난달 17일)]
"'소확행'은 개성이 다 있는 영화이자, 주인공들이죠."

가장 좋아하는 후배인 안성기, 박중훈과 함께 연기하고, 감독은 '별들의 고향'을 연출한 이장호 감독에게 맡길 계획이었습니다.

[고 신성일(지난달 17일)]
"기계가 재생시키는 게 아니라 사람이 만든 영화, 영화인이 만든 영화, (이런) 영화를 재생시켰으면…"

고인은 가족 영화인 '소확행'을 내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지만, 결국 영화인으로서 마지막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채널A 뉴스 최주현 입니다.

choigo@donga.com
영상편집 박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