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녹인 불속에서 3살 아이 구출한 소방관들

  • 6년 전


여기 소방헬멧이 하나 있습니다.

특수 소재지만 검게 변했고, 표면이 녹아내려 변형 됐습니다.

강원도 홍천의 화재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대원이 썼던 건데요.

건물 내부 온도는 1000도에 육박했습니다.

자신의 생명까지 위협했던 화염과의 사투에서 소방대원은 소중한 생명을 구해냈습니다.

이다해 기자입니다.

[리포트]
온통 검게 타 버린 거실. 집기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숯더미가 됐습니다.

어제 오후 5시쯤 강원도 홍천의 한 빌라에서 화재가 났습니다.

소방대원들이 도착했을 땐 이미 불길이 집 전체로 번져 내부 진입조차 어려웠습니다.

[인근 주민]
"연기가 엄청나게 많이 나고 유리창이 깨지고 그랬더라고요. 겁이나서…"

하지만 소방대원들은 집 안에 아이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안방 이불 위에 쓰러져 있는 3살 남자아이를 발견했고 겨우 구조했지만 의식불명 상태.

병원으로 옮기는 내내 구급차 안은 비상이였습니다.

다행히 의식이 점차 돌아와 3살 아이는 병원에서 회복 중입니다.

아이를 화마 속에서 구조해낸 소방대원들은 한 숨을 돌린 뒤 까맣게 타버린 소방헬맷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안전 장구를 착용했는데도 왼쪽 뺨은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박동천 / 강원 홍천소방서 소방장]
"화염은 많이 느낄 수 있었지만 현장상황에 집중할 때는 화상을 입었는지 전혀 느끼지 못했고 화재 진압을 하고 나서 화상을 입은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당시 화재현장 온도는 1000도 안팎, 특수소재로 만든 소방헬맷도 불길에 녹아버렸지만 소방관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습니다.

[박동천 / 강원 홍천소방서 소방장]
"불 속에 아이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서 저도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 아이를 구해야 한다는…"

채널A뉴스 이다해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변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