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넓은뉴스]‘워라밸 모범국’ 덴마크의 남편들

  • 6년 전


워라밸, 일과 삶의 균형을 찾자는 말이지요.

그러자면 집에 머무는 동안 가사 노동의 남녀 분담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입니다.

북유럽의 덴마크 사례를 알아봤습니다.

이상연 기자의 더넓은 뉴습니다.

[기사내용]
아이를 보고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어색하지 않은 덴마크인 남편 에밀 라우센 씨.

이제 갓 100일 된 딸을 돌보는 일이 쉽진 않지만 배워가는 과정이라 여길 뿐입니다.

[에밀 라우센]
"저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유민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사실은 모유수유도 쉽지 않고 유민 역할이 더 쉽지 않은 일이에요."

가사와 육아는 부부의 공동책임입니다.

[서유민 ]
"똑같이 열심히 일하고 피곤하고 그렇지만 본인이 주 양육자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모든 걸 같이 하는 거죠"

부모세대의 가사분담을 보며 자란 라우센 씨도 자연스럽게 생각합니다.

[서유민]
"시아버지가 매주 일주일에 세번씩 꼭 저녁을 만드시고 그렇게 해오는 걸 늘 배우며 자랐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특별하지 않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있구요."

남성들이 가사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는 건 덴마크에서는 일반적인 이야기입니다.

덴마크 남성들의 가사노동 시간은 하루 평균 186분으로 OECD 국가들 사이에서도 높은 편입니다.

반면 한국 남성의 가사노동시간은 45분. 한국 여성의 5분의 1이 채 안 됩니다.

전업 주부의 비율을 감안해도 너무 큰 차인데, 남성들은 시간 부족을 이유로 꼽습니다.

[박고은 윤원섭]
"금융권 일을 하고 있고, 출근 시간은 빠른데 퇴근시간을 들쭉날쭉하다보니까 바쁘다는 핑계로 1하고 9 넘겨 주고 있습니다."

[이원재 김수진]
"그래도 제가 6, 7정도 담당하고 남편이 3, 4정도... 제가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으니까 맞는 것 같아요"

덴마크도 균등한 가사분담을 하기까지는 30년이란 세월이 걸렸습니다.

1987년 주당 근로시간이 38시간으로 줄어들면서 가능해진 일입니다.

[토마스 리만 : 주한 덴마크 대사]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휴가를 늘린 것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데 이상적인 배경이 됐습니다."

덴마크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가족, 친지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도 변화의 촉진제 역할을 했습니다.

[토마스 리만 : 주한 덴마크 대사]
"우리는 모두 일 중심의 환경에서 벗어나서 가족과 친지들과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그래야 더 좋은 일과 삶의 균형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7월이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걸음마를 시작하는 우리사회에서도 이미 변화는 시작되고 있습니다.

채널에이 뉴스 이상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