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카메라]‘나 하나쯤’ 컵 쌓여 거리엔 악취

  • 8년 전
먹다 남은 커피, 주스가 일회용 컵에 담긴 채로 길거리나 쓰레기통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모습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여름철 이런 쓰레기들 때문에 도심 곳곳이 악취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셀프카메라, 백승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규숙 씨는 요즘 청소에 나서기 전 꼭 챙기는 게 있습니다.

1.5리터 물통들입니다.

일회용 컵에 남은 음료를 담기 위해섭니다.

[이규숙 / 지하철 청소원]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버려. 진짜 많이 나와. 다 쏟아져서 여기가 다 범벅이 돼버려요 커피가. 많은 양을 탁 던지고 가니까… "

지하철 역 청소를 시작한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청소 카트 위 물통은 넘칠 듯 찰랑거립니다.

[백승우 기자]
"보시는 것처럼 쓰레기통 안에는 일회용 컵에 남은 음료가 줄줄 흐르고 있고 40분 동안 모은 양은 패트병 3통에 이릅니다."

1시간 정도 청소를 마치고 분류작업을 했는데 나온 일회용 컵 70개 중 음료가 반 이상 남은 컵이 59개였습니다.

요즘같은 무더위에 제때제때 청소하지 않으며 지하철역 곳곳은 악취가 가득합니다.

[박종학 / 인천 동구]
"다 안 마시고 옆에 놓아두고 그냥 가고 그러니까는 그 냄새가 상당히 불쾌하더라고요."

거리와 버스정류장에도 음료가 남은 일회용 컵이 여기저기 버려져 있고 길에 세워진 자전거 바구니는 쓰레기통이
된지 오랩니다.

[이병대 / 종로구청 환경미화 작업주임]
"(음료) 물이 떨어져서 악취가 나고 보기가 흉하니까 시민 분께서는 이게 청소를 한 건지 안 한 건지 (핀잔을 주기도)…"

[백승우 기자]
"오늘 하루 환경미화원과 같이 쓰레기 수거를 해봤는데 이렇게 보시는 것처럼 내용물이 그대로 있거나 줄줄 새서 악취를 풍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강효실 / 서울 마포구]
"쓰레기를 저렇게 버렸을 때 그 뒤에 처리하는 걸 생각하지 않고 '내 손에서 처리하겠다.' 여기까지만 생각을 하고…"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도 필요하지만 공공장소에 음료수거통이나 일회용컵 전용쓰레기통 설치 등의 해법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셀프카메라 백승우입니다.

백승우 기자 strip@donga.com
영상취재 : 김기열
영상편집 : 이태희
그래픽 : 양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