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대 관계 복원하는 북러…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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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관계 복원하는 북러…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뉴스리뷰]

[앵커]

북한과 러시아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에 가까운 내용의 조약을 맺었습니다.

냉전 시기 북한과 옛 소련이 맺었던 60년 전 조약과 유사한 내용이 포함됐는데요.

사실상 '동맹 관계'로 볼 만큼 양국 간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동북아 정세가 요동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은정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가장 신경 쓰는 대목은 북러 포괄적 전략동반자 조약의 제4조입니다.

북한과 러시아 중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당하면 즉각 군사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과거 북한과 옛 소련은 1961년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명시해 이를 근거로 동맹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소련 해체로 1996년 폐기됐던 자동 군사 개입 조항과 비슷한 내용이 이번 조약에 포함된 겁니다.

북러 관계가 냉전 시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이번엔 유엔 헌장과 국내법 절차에 준한다는 조건이 달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일종의 단서를 달아놨기 때문에 자동 군사 개입이나 군사 동맹 조약으로까지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위협인지를 간주하는 판단, 이 각국의 판단이 여기에 전제되는 거예요. 그래서 위협이 아니라고 판단하거나 자위권을 행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면 어느 한쪽이 안 하면 안 하는 거예요."

자위권을 강조한 유엔 헌장을 내세우면서까지 수위 높은 조약을 체결한 배경에는 북한과의 무기 거래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기려면 무기 확보가 절실한 푸틴 대통령이 '무기 공급처'인 북한과 더욱 밀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분명한 건 북러 관계가 냉전, 탈냉전 이후 최고의 수준으로 격상한 건 맞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약 체결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와 군사기술 거래는 물론, 연합 군사훈련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미일 공조가 강화하는 가운데 북러가 군사적으로 한층 더 밀착하면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신냉전 기류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이은정입니다. (ask@yna.co.kr)

#북한 #러시아 #북러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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