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메라]중국 보따리상에 손 놓은 인천항

  • 3개월 전


[앵커]
일명 '따이공'으로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들의 농산물 밀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세관에 신고도 안하고 버젓이 세금도 안내고 농산물을 들여오는데 현장에 가보니 우리 세관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경제카메라, 정현우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항 여객터미널로 중국인 보따리 상인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카트마다 참깨나 고추, 땅콩 등이 담긴 비닐포대가 실려 있습니다.

[중국 보따리 상인]
"우리는 보통 이틀에 한 번 (입국)해요. 모두 8개 곡물입니다. 귀국하면 화장품 좀 갖고 가고요."

이들은 입국하자마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중간 수집상에게 농산물을 모두 팔아넘깁니다.

하지만 이 농산물들은 배에서 내릴 때 개인 소비 목적으로 신고해 세금 없이 들여온 거라 밀수죄 처벌 대상입니다.

물건이 어디로 유통되는지 수집상을 따라가 봤습니다.

하지만 이내 신호를 위반해가며 달아납니다.

[수집상]
"여기서 수집 받아서 다 전국에 나가죠. 도매, 큰 농산(업체) 있잖아요. 그쪽으로 가서 가공해서."

보따리상이 들여오는 농산물은 정식 수입하면 관세가 최대 630%에 이르다 보니 적은 양을 들여와도 세금을 내지 않아 이익이 남습니다.

하루 300~500명이 입국해 반입량은 최대 20톤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세관과 항만 직원들은 제지조차 하지 않습니다.

보따리 상인들도 오히려 중국 세관이 더 엄격하다는 반응입니다.

[한국 보따리 상인]
"(중국 세관이) 엄하다 그럴까. 단속이 심해요. 청도는 좀 (물건을) 줘요. 청도는 쉽게 얘기하면 상인들이 세관 작업을 했어."

이튿날, 항만에 정식 취재를 요청하자 분위기가 바뀝니다.

보따리상들이 가져온 물건을 버린 채 사라진 겁니다.

중국 보따리 상인들이 가져온 곡물들입니다.

취재가 시작됐단 정보를 듣고 실으러 와야 할 수집상들이 1시간째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가 촬영 중이란 사실을 세관이 미리 알려줬단 말까지 나옵니다.

[수집상]
"세관에서 계장님이 벌써 배 위에 다 이야기해서. (기자가) 나와 있다고 벌써 다 그랬는데."

터미널에 수백kg의 농산물이 쌓인 뒤에야 나타난 세관 직원들.

그제야 그간 단속이 허술했다고 인정합니다.

[세관 관계자]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단속을) 좀 더 강력하게 해야 되는데 사실 이 수집상 단속을 지금 이제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국내 농업계는 수입 이력도 불분명한 중국산 농산물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단 우려를 제기합니다.

[최범진 / 한국후계농업경영인연합회 정책실장]
"노동력이 워낙 많이 소요되다 보니까 국내산은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고 생산량이 좀 줄어들고 있는데 시장 교란 행위로 보고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되지 않을까."

경제카메라 정현우입니다.

연출 : 박희웅 김태희
구성 : 강전호


정현우 기자 edg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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