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황’ 나훈아, 은퇴 선언…“박수칠 때 떠난다”

  • 2개월 전


[앵커]
"박수칠 때 떠납니다."

'가황' 가수 나훈아 씨가 남긴 작별 인사입니다.

가수 데뷔 58년 만에 사실상 은퇴를 선언한 건데요.

이현용 기자입니다.

[기자]
나훈아는 오늘 '고마웠습니다!'라는 제목의 편지 한 통을 공개했습니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을 따르겠다며 은퇴의 뜻을 편지에 담았습니다.

나훈아는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게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몰랐다"고 했습니다.

나훈아의 가요인생 58년, 카리스마 넘치는 그야말로 '가황'의 역사였습니다.

자신만의 창법과 폭발적인 무대매너로 정평이 나 있지만, 사실 나훈아는 수많은 히트곡을 직접 쓴 타고난 음악인이었습니다.

[테스형/나훈아]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음반을 낸 2600여 곡 중 800곡 이상이 자작곡입니다.

노래방 반주기 수록곡 중 나훈아의 노래가 가장 많습니다.

[나훈아 / 가수]
"내가 왼쪽 손을 번쩍 들거든 제가 작사한 겁니다. 오른쪽 손을 번쩍 들면 제가 작곡한 겁니다. 양손을 번쩍 다 들면 제가 작사 작곡 다 한 겁니다."

1970년대 남진과의 치열했던 라이벌 구도는 나훈아를 가요계 전설로 만들었습니다.

1972년 나훈아가 공연 도중 테러를 당했을 때, 배후가 남진이라는 뜬소문까지 돌았습니다.

하지만 둘은 같은 영화에 여러 편 출연할 만큼 서로 존중하는 동료였습니다.

[남진 / 가수(지난해 9월 채널A 오픈인터뷰)]
"그때 그야말로 나훈아씨와 함께 라이벌 시대가 되어서 가요의 전성기를 이룰 수 있었던 게 그 라이벌 때문이었어요."

가요계를 평정했던 나훈아의 공백기가 길어지자 충격적인 소문에 시달리기도했습니다.

지난 2008년, 신체훼손 루머에 맞서 돌발행동을 불사한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옛날의 카리스마를 되찾았습니다.

일흔 여섯이던 지난해에도 새 앨범을 발표해 영원한 현역일 것 같았던 나훈아.

이제 마지막 콘서트를 통해 팬들과 작별인사를 합니다.

오는 4월부터 7월까지 인천, 울산, 천안 등지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영상편집: 이승은


이현용 기자 hy2@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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