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해마다 수백 명 퇴직…‘LH 전관’ 얼마나 있나?

  • 9개월 전


[앵커]
아는 기자, 경제산업부 박지혜 기자와 함께합니다.

Q. 앞서 리포트 보면 LH 퇴직자 상당수가 설계나 시공, 감리 업체로 가는 것 같아요. LH 전관들이 건설업계에 얼마나 깊게 뻗어 있는 거에요?

한국토지주택공사, LH에서 매년 퇴직하는 인원은 수백 명인데요, 근 10년만 따져도 수천명입니다. 

이중 몇 명이나 설계나 감리같은 용역업체로 갔을까요.

정부도 정확하게 추산을 못한 상태입니다.

LH도 문제를 알고 있지만,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고, 막기도 어렵단 입장입니다.

[이한준 /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매년 몇백 명씩 은퇴를 하고 나가거든요? 이 사람들이 전부 집에 있지 않는 한 어느 곳에 있는데 이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곳이 건설사, 설계사, 감리 이런 곳으로 다 빠져나가게 돼 있습니다."

Q. LH 전관들이 이렇게 자리잡는 걸 막을 장치가 없는 거에요?

최소한의 장치는 있습니다.

부장급인 2급 이상 간부들은 퇴직 후 재취업하려면 취업심사를 받아야 하고요, 처장과 실장, 본부장급인 1급 이상 임원들은 재취업 뒤 취업 신고도 해야 합니다.

취업 심사, 제법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는데도, 관련 용역업체에 근무하는 재취업자는 계속해서 나오는데요.

시민단체 경실련에 따르면 2020년에는 LH가 발주한 감리 용역 금액의 58%를, 설계 용역 금액은 69%를 전관 영입업체가 차지했습니다.

Q. 윤석열 대통령도 이 상황을 '이권카르텔'이라고 하면서 강하게 비판했잖아요. 이권 카르텔이 어떻게 부실 공사로 이어진다는 거에요?

전관 혜택으로 인해 역량이 부족한 업체가 설계와 시공, 감리 모두 부실했는데도 적절한 제재를 받지 않는 상황이 바로 건설 이권 카르텔 때문이란 겁니다.

전관의 입김, 일감 수주때부터 작용할 수 있는데요.

평가 배점 중 55점은 역량 평가인데, 나머지 45점은 LH 내부 직원들이 평가합니다. 

이때 전관에게 특혜를 줄 수 있다는 논란이 나오면서, LH는 지난해부터 이들을 외부위원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Q. LH도 전관 카르텔이 문제인 건 알잖아요. 그런데도 해결을 못하는 이유 뭡니까?

전관 영입에 의한 수주 효과, 그리고 공사 과정 전반에서의 이점이 여전히 커서 업계에서 계속해서 수천만원에서 수억 원을 들여 전관 영입을 하는 겁니다.

LH가 말한 외부위원도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 혹은 교수인데, 시민단체는 이들도 LH 관련 유관 업무를 이전부터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합니다.

Q. 지금까지 철근 없는 무량판 구조가 적발된 건 공공주택 지하주차장이었잖아요. 그런데 일부 민간 아파트는 주택동도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데가 있다면서요?

어제 정부는 공공 아파트의 경우 무량판 구조가 지하주차장에만 적용됐으니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추가로 조사하고 있는 민간 아파트 일부는 아니라는 게 오늘 정부의 설명입니다.

지난해 1월 외벽이 무너진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도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곳인데요, 정부는 이런 일부 민간아파트를 포함해 총 293곳의 단지를 전수조사해 올해 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Q. LH는 2년 전에도 직원들의 땅투기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죠. 그런데 지금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것 같아요.

당시에는 LH를 3개 본부로 쪼개 권한 집중을 막는 취지의 고강도 해체안이 논의됐지만 결국 유야무야 된 상황에서 또 다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죠.

LH 나름대로 뼈를 깎는 쇄신을 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강력한 외부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박지혜 기자 sophia@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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