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피하려고…시속 80km로 ‘후진 도주’

  • 10개월 전


[앵커]
또 다른 음주 운전 사건입니다.

이번엔 술에 취한 운전자가 시속 80km가 넘는 속도로 도로를 내달렸습니다.

그것도 앞이 아니라 뒤로 후진을 하면서 말입니다.

앞으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은 그냥 영화에서만 보고싶습니다.

김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경광봉을 든 채 음주단속을 벌이던 경찰관.

단속을 피해 도망치는 차량을 발견하고는 다급히 순찰차에 올라탑니다. 

도주 차량과 거리를 좁힌 순찰차.

그런데 후미등이 아닌 전조등 불빛이 번쩍입니다.

도주 차량이 역주행이 아니라 아예 후진으로 질주하고 있는 겁니다.

[정지후 / 추격 경찰관]
"그때 당시 시속이 한 80km 정도, 순찰차 속도가 80km 정도 나왔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후진으로 도망을 가지' 하면서 '빨리 차를 멈춰야 되는데'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경찰이 음주단속을 나왔던 장소입니다.

보시다시피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인데요.

경찰은 운전자가 차를 돌리지 못한 채 후진으로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주 차량은 단속 지점부터 왕복 6차선 도로의 사거리를 지나 약 1km를 뒤로 달렸습니다.

이후 그대로 좌회전을 하려다 미끄러졌고, 그제서야 차를 돌려 도주를 이어갔습니다. 

최고 시속 130km 이상으로 약 5km를 더 도망가던 차량은 도로 외벽을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습니다.

[정지후 / 추격 경찰관]
"(후진하다가) 차를 돌린 다음에 도주하는 경우는 좀 있는데 후진으로 장거리를 도주하는 거는 처음 목격했습니다. 운이 좋았던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고가 안 난 게…"

운전자는 49세 남성으로 혈중알코올농도 0.08%로 면허취소 수준이었습니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적이 있는데, 또 잡힐까봐 겁이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운전자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난폭운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정근입니다

영상취재: 김근목
영상편집: 형새봄


김정근 기자 rightroot@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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