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건축왕 재판 지지부진…피해자들 "시간끌기"

  • 작년
전세사기 건축왕 재판 지지부진…피해자들 "시간끌기"

[앵커]

조직적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건축왕 일당의 재판이 본격적인 심리도 못한 채 또다시 미뤄졌습니다.

한 달 넘게 지지부진한 재판에 피해자들은 이른바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한웅희 기자입니다.

[기자]

세입자 161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25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건축업자 A씨와 공범 9명.

A씨는 1차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는 인정했지만, 사기와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는 부인했습니다.

검찰이 제출한 피해자들의 고소장과 진술조서, 수사보고서 등 관련 증거 역시 부동의했습니다.

A씨 측 변호인은 직접 심리주의 원칙을 내세우며 피해자들의 법정 진술을 요청했습니다.

다만 적절한 수의 신문이 이뤄지고 나면 피해자 전부를 신문하지 않게끔 협조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 측은 "임대차 계약은 대부분 기계적이고 형식적으로 이뤄진다"며 "피해자들이 직접 법정에 나와 진술을 반복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검찰 증거에 대한 부동의로 본격적인 심리는 결국 오는 22일로 미뤄졌습니다.

법정을 가득 메운 피해자들은 이들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안상미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장은 재판부에 "A씨가 시간 끌기를 하고 있는데, 현명한 판단을 부탁한다"며 "이게 사기가 아니면 무엇이 사기인지 모르겠다"고 호소했습니다.

A씨 측 변호인은 형사소송 절차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증인 신문 없이 유죄를 판결하고 싶어도 못 해요. 우리가 재판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요소나 의도는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한편, 검찰은 재판 하루 전 A씨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검찰은 A씨 일당의 전세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A씨의 횡령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hlight@yna.co.kr)

#전세사기 #건축왕 #재판_지지부진 #압수수색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