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피해 온 순천만 흑두루미‥서식지 확대 나선다

  • 작년
◀ 앵커 ▶

지금 전남 순천만에는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 수천 마리가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를 피해 최대 월동지인 일본을 떠나 순천만을 찾은 걸로 보이는데, 지자체와 주민들이 흑두루미 보호에 나섰습니다.

류현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어둠이 조금씩 걷혀 가는 순천만의 새벽녘.

갯벌 위에 새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아침 7시를 넘자 먼저 잠에서 깬 새들이 날갯짓을 시작합니다.

2킬로미터 남짓 날아간 새들이 도착한 곳은 추수가 끝난 들판입니다.

짙은 회색빛 몸통에 흰 목과 검은색 이마.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겨울 철새 흑두루미입니다.

매년 10월, 시베리아의 혹독한 겨울을 피해 내려오는 흑두루미는 순천만을 거쳐 대부분 일본 이즈미시에서 겨울을 납니다.

십 년 전만 해도 1천 마리 안 되는 흑두루미가 순천만에서 겨울을 났는데 매년 꾸준히 늘어 이번 겨울에는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입니다.

## 광고 ##[장익산/순천시 순천만보전과장]
"이즈미 시에서 역으로 AI(조류인플루엔자) 전염병이 확산 돼서 순천만으로 다시 왔습니다. 6천여 마리가…"

물을 가둬놓은 논이 서식지인 일본 이즈미와 달리 순천만은 갯벌과 논이 함께 있어 보다 안전한 서식지로 평가받습니다.

[윤종민/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조류팀장]
"(순천만은) 잠자리와 먹이터가 분리돼 있는 거를 볼 수 있고 AI(조류인플루엔자) 전파랑 관련해서 고여 있는 물이나 이런 것들이 좀 문제가 된다고 지금 많이 학계에서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도 흑두루미 보호에 나섰습니다.

추수가 끝난 논과 밭에 볍씨를 뿌리고, 흑두루미가 날 때 방해가 되는 전봇대를 뽑았습니다.

평소 퇴비를 뿌리던 농기계인데요.

올겨울부터는 철새들에게 매주 볍씨 8톤을 뿌리는 일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새가 한꺼번에 모이면 조류인플루엔자에 취약해집니다.

때문에 순천시는 현재 62헥타아르 정도인 서식지를 3배 가까이 늘려 밀집도를 낮출 계획입니다.

[황선미/순천시 순천만보전과 주무관]
"결국 AI(조류인플루엔자)를 현명하게 차단하기 위해서는 자연성을 회복하는 게 중요한데 비닐하우스나 이런 것들을 철거해 주게 되면 새들이 먹이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겠죠."

또 흑두루미가 순천만과 떨어진 다른 해안과 호수로 서식지를 넓힐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 / 영상편집 : 조기범영상취재 : 허원철 / 영상편집 :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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