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112 상황실이 논란인 이유?…자리 뜬 상황관리관

  • 2년 전


[앵커]
사회1부 최주현 기자와 함께 경찰 대처에 누가 무엇에 소홀했던 건지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Q. 최 기자, 경찰 112에 이태원이 위험하다는 신고가 들어왔어요. 그러면 이게 어떻게 보고가 되고 어떻게 처리가 되는 겁니까.

이렇게 처리됩니다.

서울 지역에서 112로 신고 전화를 걸면 서울경찰청으로 연결이 됩니다.

그 지령은 용산경찰서 같은, 관할 지역의 경찰서 상황실로 전달되는데요,

경찰서 상황실이 지구대와 파출소에 전달하면 현장 출동이 이뤄집니다.

Q. 자 그럼요. 서울청 112상황실에서는 무엇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겁니까?

신고를 가장 먼저 접수 받는 곳이자, 관할 경찰서의 상급기관이기 때문에 서울청 112상황실도 참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거네요,

참사 당일 서울청 112상황실에는 많은 신고가 접수됐죠.

제가 취재를 해보니, 상황실에는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경찰서로 지령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 상황팀원도 있고요.

중요 사건사고들은 따로 추려 보고서를 만드는 인력도 있습니다.

주말이나 밤사이에 중요 사안을 보고 받는 자리가, 상황관리관입니다.

일종의 당직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편하실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이었던 류미진 총경이 상황관리관이었습니다.

서울청장에게 치안상황과 긴급한 사건을 보고하는 역할을 맡은 겁니다.

Q. 류미진 총경은 그 시간에 5층 112 상황실에 없고 10층 사무실에 있었다면서요. 그건 잘못한 건가요?

참사 당시 류 총경이 112 상황실에 있지 않았다는 점이 경찰 감찰 결과 드러났죠.

상황실이 10층에 있는데 류 총경은 5층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 있었다는 겁니다.

제가 확인해보니, 주말 같은 경우, 상황관리관이 24시간을 근무하면서 관내 상황을 파악하다보니 간혹 개인 사무실에서 본래 업무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공간의 개념 보다도 즉각적인 보고와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있는 것 같습니다.

류 총경이 상황관리팀장에게 참사를 보고 받아 인지한 시각이 11시 39분입니다.

참사 발생시간인 밤 10시 15분에서 1시간 24분이 지난 시각이죠.

오히려, 당시 자택에 머물던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보고를 받은 시점이 더 이릅니다.

3분 이른 밤 11시 36분인데요,

김 청장은 상황관리관이 아닌,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의 전화를 받고 상황을 인지했다고 합니다.

Q. 결과적으로 서울청 112 상황실에서 너무 늦게 류 관리관에게 보고가 된 과정을 알아야겠군요.

왜 늦게 알았냐가 포인트 입니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류 총경에게 "상황 인지와 보고가 모두 지연됐다"며 대기 발령 조치를 내렸고, 수사 의뢰까지 한 상황입니다.

Q. 자, 용산경찰서로 가보죠. 먼저 용산경찰서장은 원래대로라면 뭘 했어야 하는 거에요?

상황 파악과 현장 지휘가 최우선이었을 겁니다.

용산경찰서 직원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지, 상황이 심각하다면 상위 기관인 서울경찰청에 지원을 요청할지 결정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 없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참사 당일 사고 현장에서 약 2km 떨어진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에 있었습니다.

진보 성향 단체가 주관하는 촛불승리전환행동이 주관하는 윤 대통령 퇴진 시위를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이 집회는 오후 9시 전후로 끝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 그렇다면 용산경찰서장, 현장에 가긴 갔습니까?

관건은 언제 갔냐가 될 것 같습니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 전 서장이 밤 11시 05분 경,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집회가 9시 전후로 끝나고 9시 30분 전후로 식사를 했다고 가정했을때, 2km 정도 떨어진 거리를 이동하는데 1시간 35분이 걸렸다는 겁니다.

하지만 용산경찰서가 기록한 상황보고서에는 이 전 서장이 10시 20분에 도착했다고 적혀 있거든요.

감찰팀 판단과 45분 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것인지 수사를 통해 정확하게 밝혀져야 겠습니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 전 서장이 "현장에 늦게 도착했고, 지휘 관리도 소홀했고, 보고도 지연됐다"며 대기 발령 조치 했습니다.

이 총경은 현재 수사 대상입니다.

Q. 그 다음 보면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논란이 되는 게 있나요?

서울경찰청장은 서울 관내의 경찰서 모두를 아울러서 관리·지휘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김광호 서울청장이 사안을 인지한 시각, 11시 36분입니다.

사고 발생, 1시간 21분 뒤거든요.

김 청장이 사안을 조금이라도 빨리 인지했다면, 다른 지역 경찰서와 협력 조치나 기동대 파견 등을 서두를 수 있지 않았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Q. 자, 마지막 이 모든 관리 책임을 지어야 할 윤희근 경찰청장인데. 오늘 새로 나온 게 당일 서울에 없었고, 자다가 전화를 못 받았다는 거에요.

경찰청장, 전국 모든 경찰을 지휘 감독하는 자리죠.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한 다양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윤희근 경찰청장은 가장 늦게 사고를 인지했습니다.

김광호 서울청장에게 별도 보고를 받지 못하고 다음날 00시 14분. 경찰청 상황담당관을 통해 전화로 사고를 인지했거든요.

당시 윤희근 청장은 지방에서 개인 일정을 소화한 뒤, 잠들었다가 문자와 전화를 받지 못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윤 청장 역시 사생활이 있을수 있죠.

하지만 상부 보고체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경우, 이번 같은 대형 참사에 즉각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선조치 후보고를 했어야 했다는 탄식도 나오는데요.

감찰과 수사를 통해 진상을 파악하는 것 만큼,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도 필요해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 최주현 기자였습니다.




최주현 기자 choigo@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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