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석 비운 민주당…사상 첫 반쪽 시정연설에 국회의장도 “송구”

  • 2년 전


[앵커]
뉴스에이 시작합니다.

저는 동정민입니다.

오늘 국회에서 헌정사 이후 없던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는 내내 국회 본회의장 가운데가 텅 비어 있었습니다.

당사 압수수색에 반발해 민주당 의원이 한 명도 들어오지 않은 겁니다.

대통령이 입장 할 때 야당 의원들이 그냥 앉아있거나, 연설 내내 박수 치지 않는 경우는 있었지만 아예 보이콧을 한 건 처음 있는 일인데요.

김진표 국회의장은 “국회 모습이 송구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협력이 절실하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도 공허해졌습니다.

먼저, 유주은 기자입니다.

[기자]
첫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을 맞이한 것은 민주당 의원들의 시위였습니다.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손 팻말을 든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본청 계단에서 침묵 시위를 벌였습니다.

하지만 침묵도 잠시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현장음]
"사과하고 가세요, 사과하고!" "사과하고 가!"

윤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이동하자 등 뒤로 규탄 구호가 이어집니다.

[현장음]
"민생외면 야당탄압,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사전 차담회도 불참했습니다.

[김진표 / 국회의장]
"오늘 아침 국회 모습이 가장 좋은 모습으로 국민들께 비춰져야 할 텐데 국회의장으로서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동안 본회의장 대신 예결위 회의장에 따로 모여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이 없는 텅 빈 좌석을 지나 본회의장 연단에 섰습니다.

정의당, 시대전환, 기본소득당 의원들이 참석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만 박수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현장음]
“윤석열!”

연설에 앞서 정의당이 대통령 사과를 촉구하는 팻말을 붙여 소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현장음]
"예의를 좀 지키세요, 예의를"

[현장음]
"사과하세요, 사과!"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지만 정의당은 먼저 자리를 떠났고 민주당 의원들은 끝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진석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대국민 보고를 이런 식으로 걷어차 버린 다수 의석의 민주당의 입법 독재는 역사적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대통령께 사과란 단어는 머릿속에 안 들어와 계신 모양이죠. 협치는 스스로 본인이 없다라고 단언하신거 아닌가요?"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민주당이 특정인의 사당이어서는 안 된다"며 "헌정사에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습니다.

채널A 뉴스 유주은입니다.

영상취재 : 이 철 정기섭
영상편집 : 오영롱


유주은 기자 grac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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