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잊은 포항…태풍 피해, 절반도 복구 못했다

  • 2년 전


[앵커]
추석 명절이라도 누군가는 남아서 태풍 피해 복구를 계속했습니다.

군인, 공무원, 자원봉사자들까지 매달리는 중인데요.

피해가 심했던 포항은 복구율이 아직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배유미 기자가 명절을 잊은 현장으로 갔습니다.

[기자]
골목마다 쓰레기가 산처럼 쌓였습니다.

침수된 집에서 꺼낸 세간 살림들입니다.

중장비가 들어가지 못하는 길은 해병대원들이 손수레로 쓰레기를 나릅니다.

당장 갈아입을 옷 하나 건지지 못한 사람들은 구호품을 받기 위해 줄섰습니다.

줄은 도로를 가로질러 백미터 넘게 이어집니다.

[장명지 / 경북 포항시 대송면]
"제 생각에는 (복구까지) 반년이 넘지 않겠어요. 우리 집은 장판까지 다 뜯어냈는데…. 해병대 경찰 육군 다 왔는데도 이거 가지고 안됩니다."

이동식 세탁차가 오자, 단수된 마을에서 수거해온 빨래가 한창입니다.

진흙이 잔뜩 묻어 봉사자들이 일일이 손으로 먼저 빨아야 합니다.

[신혜은 / 세탁 자원 봉사]
"수요일부터 오늘까지 5일째… 하루에 2톤씩 해서 10톤 정도 한 것 같습니다."

하천이 범람한 인근 마을로 가봤습니다.

강물이 집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벽 내부가 다 떨어지고 골조만 남았습니다.

[구종복 / 경북 포항시 동해면]
"이것도 언제 떨어질지도 몰라. (천정도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고요?) 해병대 병력이 와도 이방에 못 들어오게 해요."

잠시 내린 보슬비에도 주민들은 가슴이 떨립니다.

[정봉용 / 포항 동해면 상정2리 이장]
"비가 오니까 걱정되는 게 또 이런 상황이 또 올까 싶어서. 보수도 안 된 상황에서 그러니까 제일 걱정이죠."

집과 상가 등 포항의 사유시설 복구율은 32%에 불과합니다.

한편 49년 만에 쇳물을 녹이는 고로가 멈췄던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어제부터 일부 재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이혜진


배유미 기자 yu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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