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기자]30cm 에어포켓이 살렸다…지하주차장 침수 대응 방법은?

  • 2년 전


[앵커]
아는 기자, 사회2부 황규락 기자와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참사 소식 궁금한 부분들 해소를 해보겠습니다.

Q1. 조금 전, 침수됐던 아파트 주차장의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바깥에서 보기에는 물이 거의 빠진 줄 알았는데, 아직 꽤 차있는 모습인데요. 처참하죠.

네. 소방은 배수가 85% 진행됐다고 했는데요.

막상 안으로 들어가보니 소방관들 다리가 다 잠길 정도로 물이 차 있는 모습입니다.

천장 근처까지 흙이 묻어있는데요. 물이 꽉 찼었던 흔적입니다.

차 위에 차가 올라가있기도 하고, 서로 부딪혀서 자동차가 찌그러져 있는 등 아수라장이었던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Q2. 황 기자, 어제 제가 부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씀드렸는데, 실제로 그 이후에 두 분이 구조가 됐습니다. 14시간 동안 어떻게 버텼는지부터 자세히 전해주시죠.

두 생존자는 에어포켓에서 버텼다는 겁니다.

어디가 에어포켓이었나 보면요.

주차장 천장에 빨간색 배관들이 있습니다.

중간 중간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도 있는데 바로 스프링쿨러 배관입니다.

물은 이 배관 바로 밑까지 찼는데요.

배관과 천장과의 간격은 30cm 정도 됩니다.

생존자 중 30대 남성은 이 배관에 매달려 있었고, 50대 여성은 이런 배관 위로 올라가셔서 엎드려 있었습니다.

Q3. 앞서 전해드린대로, 빠져나오지 못한 분들이 주로 비상구에 계셨다면서요. 그래서 더 안타까운 것 같아요.

침수된 주차장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발견 지점이 대부분 주차장 입구 쪽이었습니다.

모두 차량 밖에서 발견 됐는데요.

정황상 사람들이 주차장을 빠져 나가려다가 순식간에 차오른 물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영상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이 영상은 사망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단지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옆 아파트의 당시 지하주차장 모습인데요.

보시다시피 지하주차장으로 마치 폭포처럼 흙탕물이 쏟아지고 있어서 걷기도 힘들어 보이고요.

자동차들이 주차장을 빠져나가려 하는데 차가 밀려서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에서도 지하주차장이 침수돼서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었고요.

이번에 7명이 사망한 아파트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 아파트 2개 단지에서 사망자가 나왔는데요.

2단지 지하주차장은 1단지보다 지대가 높고 출입구가 달랐습니다.

당초 수색 당국은 지하주차장이 연결돼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Q4. 이번 사고 통해서 지하주차장이 참 폭우나 태풍 때 위험하구나 이런 것들도 많이 알게 되셨거든요. 지하에서 대피하는 게 쉽지가 않나 보죠?

네, 이런 상황을 가정한 실험을 저희 채널A 취재기자가 직접 해본 적이 있습니다.

영상을 보시면요, 차 주변에 물이 차오른 상황을 가정한 건데요.

물이 50cm 정도 차오르니까 자동차 문이 열리지 않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실험을 했던 기자에게 당시 상황을 물어봤는데요.

실제로 물이 차오른 상황에서 아무리 힘을 써도 문을 열기가 불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물이 자동차 안으로 들어오다보니까 굉장히 당황하게 돼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게 된다고 했습니다.

또 침수될 때 비상구로 나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계단으로도 물이 쏟아지게 되면 계단이 보이질 않아서 탈출이 어려웠습니다.

재난안전연구원에서도 실험을 해보니까 지하 공간에서 성인 무릎 높이까지만 침수되면 지하에서 탈출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Q5. 지하에서 차 빼라고 당시 방송을 했던 관리 사무소 분들도 괴로워하신다는 보도가 있던데요. 그 분들 이야기도 좀 들어봤죠?

이번 사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게, 어제 새벽 아파트 관리실에서 '지하주차장의 차를 빼라'고 안내방송을 했고, 이 방송을 듣고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간 사람들 중 일부가 사망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안내방송을 한 관리소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요.

안내방송을 한 게 문제가 아니라 옆에 있던 하천이 범람하면서 지하주차장이 너무 빠르게 침수됐다는 게 원인이라고 합니다.

갈수록 기후변화로 인해 국지성 폭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폭우가 예고되면 미리 지하주차장에 차수막이 있는지, 침수 위험이 있는지를 살펴보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또 이제는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를 미리 밖으로 뺄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비가 내릴 때 어떻게 안내해야 하는지 등을 알 수 있는 일종의 매뉴얼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100mm 폭우가 오지 않았다면, 안내 방송이 조금 더 빨랐더라면 지하에 차를 빼러 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자꾸 아쉬움이 남는군요.

지금까지 사회2부 황규락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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