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노동자·밑지는 자영업…플랫폼의 그늘

  • 2년 전
불안정한 노동자·밑지는 자영업…플랫폼의 그늘

[앵커]

플랫폼 산업의 고성장은 적지 않은 부작용도 낳고 있습니다.

한 예로 음식 배달 플랫폼 업체의 우월적 지위 속 배달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운전대를 잡기도 하는데요.

배달 수수료도 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곽준영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3년째 오토바이로 배달일을 하는 길기운 씨는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던 당일 배달 플랫폼 업체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평소 대비 요금을 1.5 배 줄테니 서울 강남의 침수 지역으로 음식 배달을 가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진짜 어렵다고 저기 침수 지역이라고 그렇게 했더니 자꾸 몇 번을 더 부탁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럼 알겠다 가겠다고 하고…"

물에 잠긴 도로 위를 달려 목적지인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지만 허리 높이까지 차오른 빗물로 진입은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배달을 완료할 수 없었고, 배달비는 원래 받기로했던 요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만 지급됐습니다.

"너무하네 여기 제가 오기 싫다는 거 한번만 부탁한다고 해서 이렇게 온 건데 진짜 여기 강남 상황 차도로는 아예 오토바이 못 다녀요"

"저희도 매뉴얼상 진행된 상황이라 양해 부탁드립니다. 배달 완료하신 상태가 아니셔서 배달비 지급은 어렵습니다."

김 씨는 앱을 통해 배달건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플랫폼 업체가 직접 일감을 주는 경우 거절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거절한다고 했을 때 플랫폼에서 말하기는 페널티가 없다고는 하는데 저희 라이더 입장에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나중에 배차 제한이 정말 없을까 혹시 나한테 손해 나는 게 없을까 이런 두려움 때문에"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는 식당과 주점 업주 등 자영업자들도 올해 들어 오른 수수료에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수수료와 배달팁 그리고 재료비와 배달 비품, 배달 용품까지 다 했을 때 저희한테 남는 건 한 그릇 갔을 때는 한 10%도 안 됩니다. 정말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상황이 이렇자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자영업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배달로 해서 (지출)할 비용을 차라리 우리는 그냥 홀에서만 하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점주 사장님들도 많으시죠"

플랫폼 사업에 관한 규제를 민간 자율에 맡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요금 정책 등에 개입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권리 남용 행위가 있는가 없는가 또 자영업자에게 부당한 피해를 강요하지 않는가 그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감시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이런 상황에서 대형 배달업체 두 곳이 현재 무료인 포장 중개 수수료의 유료화 전환을 예고하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더욱 큰 반발이 예상됩니다.

연합뉴스TV 곽준영입니다. (kwak_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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