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녹이는 무더위…배춧값 1.5배에 “김장 못할 판”

  • 2년 전


[앵커]
절절 끓는 더위가 채소마저 녹아내리게 하고 있습니다.

김치만큼은 꼭 담가먹던 베테랑 주부들도 배추 값 무값 보면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안보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전통시장.

각종 채소가 진열돼 있지만 장바구니에 선뜻 담지는 못합니다.

집중호우에다 일찍 시작된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채솟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시장 상인]
"(더위 때문에) 밭에서 다 녹아버리니까. 2배 정도 올랐죠. 뭐든지 2천 원 하던 게 4천 원 되고."

어제 기준 배추 한 포기 소매 평균가는 6,922원, 무는 3,184원까지 올랐는데, 평년보다 1.5배 더 비싼 겁니다.

이번 주 배추 한 포기 평균가는 7천 원을 웃돌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배추 상태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상황이 이렇자 시민들도 김치 담그기를 주저하는 상황.

[이개실 / 서울 종로구]
"도저히 김치 담가 먹을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차라리 기존 홈쇼핑 같은 데서 사 먹는 게 더 낫지 않나…"

[박순희 / 서울 서대문구]
"채솟값도 오르고, 모든 게 다 비싸졌지. 애들하고 먹고 하면 30포기씩 담갔는데, 이제 그렇게 못 하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 달 배추 출하량은 평년보다 7%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7월 초 기온이 평년보다 4도 이상 오르면서 배추가 흐물흐물해지는 등 썩는 배추가 많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채소 가격 안정을 위해 수급 불안 가능성이 높은 배추, 무 등 7개 품목에 대해선 비축 물량을 푸는 채소가격안정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절절 끊는 폭염에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가 되면서 가을 김장철 배추 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안보겸입니다.

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장세례


안보겸 기자 ab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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