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이라도 적을 때”…미혼 여성 난자 냉동 2배 늘어

  • 2년 전


[앵커]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꼴찌이고. 유일하게 1명이 안 됩니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난임 걱정도 많아지는데요.

그래서 젊었을 때 난자를 냉동시켜두겠다는 여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서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상자를 열고 주사기를 꺼냅니다.

배에 스스로 주사를 놓고 또 놓습니다.

30대 직장인 김은주 씨가 기록한 난자 냉동 과정입니다.

[김은주 / 38세 직장인]
"결혼하고 싶고, 아이 갖고 싶고, 나이가 자꾸 드니까요. 보험 같은 개념으로 들어 놓으면 좋겠다…(코로나로) 재택을 할 때는 업무시간 유연성이 생기니까 지금 시기상 해야겠다."

직장인 정윤이 씨도 35살이 되던 지난해 난자 냉동을 마음먹었습니다.

열흘간 매번 같은 시각.

여러 개의 난자를 발달시키는 과배란 유도 주사를 맞았습니다.

[정윤이 / 36세 직장인]
"(2주 동안) 병원을 5번 방문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제 난자 컨디션이 생각보다 좋더라고요. 좋을 때 보관을 해야겠다."

채취된 난자를 얼리는 무균 배양실.

의료진들이 현미경으로 난자 상태를 확인하고 초저온 액체질소에 넣어 동결합니다.

난자는 영하 196도 질소 탱크에 보관합니다.

이곳에는 7개의 냉동 보관 탱크가 있는데요. 1개 탱크에 2500건의 난자와 배아가 보관돼 있습니다.

한다면 준비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허윤정 / 차병원 서울역센터 교수]
"35세 이후에는 임신율과 출산율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35세 이전에 준비를 하시는게 조금 더 도움이 (됩니다.)"

가수 채은정 씨.

마흔이 되던 지난해 난자 냉동을 했지만 목표 개수의 절반밖에 추출하지 못했습니다.

[채은정 / 걸그룹 '클레오' 출신 가수]
"마취 딱 깨서 (난자가) '몇 개 나왔나요?' 물어보게 되더라고요. 5개인데…너무 허무하고"

통증도 있다 보니 두 번째 시술을 고민 중입니다.

[채은정 / 걸그룹 '클레오' 출신 가수]
"아파서 이걸 또 어떻게 하지? 엄두가 안 나서 지금도 고민 중인 상태예요."

지난해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 건수는 전년 대비 2배 증가했습니다.

비용은 한 번에 300만~400만 원. 횟수가 늘어나면 천만 원 넘는 비용이 들지만, 현재까지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에 대한 정부 지원은 없습니다.

채널A 뉴스 서상희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헌 김기열
영상편집 : 차태윤


서상희 기자 wit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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