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너무 뜨거운 군위…대리 투표에 위장 전입까지

  • 2년 전


[앵커]
52.08%. 경북 군위군의 사전 투표율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데요.

이렇게 선거 열기가 뜨거운 만큼 논란도 많습니다.

폐가와 폐공장 등에 '수상한' 위장전입자가 생겨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 표를 '대리투표'한 이장이 체포됐습니다.

군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배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백 여명 남짓이 모여 사는 조용한 시골마을이 선거를 앞두고 발칵 뒤집혔습니다.

마을 이장이 대리 투표를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기 때문입니다.

취재진이 대리 투표 피해자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이 할머니는 사전 투표를 하러 갔다 황당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마을 주민]
"그 여직원들이 투표를 했네 이러던대. 난 투표 이거 도장을 안 찍었는데."

누군가 이미 '거소투표'를 했다는 겁니다.

거소투표는 몸이 불편해 투표소에 올 수 없는 사람들이 우편으로 투표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마을 주민]
"누구세요 하니까 이장이래. 그러고는 다짜고짜 없이 (내가) 돋보기 가지러 가서 (계단도) 덜 내려왔는데 자기 손으로 이래 (투표지) 찍더라고."

피해 주민들은 당시 이장이 특정 후보 지지를 요구했다고 주장합니다.

[마을 주민]
"○○○이 찍어줘야 된다고. 거기 찍어주라 이러더라고."

이장은 구속영장심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위에선 최근 이상한 일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주민센터나 폐가, 폐창고 등에 무더기 위장전입이 발견되는가 하면,

[군위군 주민]
"정확한 건 모르겠는데 (빈 집 된지) 한 3년 됐을 거예요."

특정 후보의 친인척이 주민들에게 현금 수백만 원을 살포했다 적발돼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군위군의 사전 투표율은 52.08%로 전국 1위.

전국 평균(20.62%)보다 훨씬 높습니다.

무소속인 현 군수와 국민의힘 후보가 치열한 양자대결을 벌이는 것도 이유지만, 불법선거 운동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
"이런 일이 우리 군위에서 일어났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지만, 진짜 이런 일은 앞으로도 없어야 되겠고."

경북도 선거관리위원회는 군위군과 의성군에서 거소투표한 1천2백 여명을 전수조사해 대리투표가 확인될 경우 무효 처리할 방침입니다.

채널A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이은원


배유미 기자 y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