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북한,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미국 제재에 무력시위

  • 2년 전
[한반도 브리핑] 북한,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미국 제재에 무력시위


[앵커]

안녕하십니까.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등을 되짚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오늘도 역시 외교·안보 이슈와 북한 문제 등을 담당하는 지성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북한은 지난주 수요일이죠, 새해 벽두부터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켰는데요, 이번 주에는 탄도미사일을 두 번이나 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북한이 발사한 것이 어떤 종류의 미사일인지, 그리고 이렇게 잇달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의도와 배경이 뭔지,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얘기할까 합니다.

지 기자. 우선 주요 내용부터 간략하게 전해주시죠.

[기자]

네, 2022년이 시작돼 오늘로 딱 보름이 지나갑니다. 북한은 새해 들어 보름 만에 세 차례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앞서 두 번은 극초음속미사일 발사고, 어제는 열차 위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지난주에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왜 엿새 만에 또 같은 미사일을 발사했는지 얘기해볼까 하고요.

그리고,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신규 대북제재를 발표하자 북한은 바로 다음 날인 어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더 강력한 반응'을 예고하고, 8시간 반 만에 열차 발사 탄도미사일을 쐈습니다.

미국의 제재에 탄도미사일 발사로 맞대응한 건데요, 그런데 대미용 무력 시위라면서 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쐈을까, 그 의도도 짚어볼 겁니다.

이와 함께 새해 벽두부터 미사일을 연달아 발사하는 게 꼭 대미용 목적만 있는지, 대내용 목적은 없는지도 살펴볼까 합니다.

결국, 오늘은 미사일로 시작해서 미사일 얘기로 끝날 것 같습니다.

[앵커]

우선 이번 주 화요일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우리 군 당국은 지난주에 발사한 것보다 진전된 것이라고 평가했는데요, 군 당국의 분석과 북한이 직접 공개한 미사일 제원을 설명해주시죠.

[기자]

지난 화요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7시 27분경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사일 비행거리는 700km 이상, 최대 고도는 약 60km, 최대 속도는 마하 10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음날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밝혔는데요,

군 당국은 최대 속도 마하 10은 추진체가 최대 정점고도를 찍을 때까지의 속도일 뿐, 추진체에서 분리된 활공형 탄두부는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지 못했다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발사한 것뿐 아니라 이번 주에 쏜 미사일에 대해서도 확실한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다음날 북한이 발표한 내용은 좀 달랐습니다. 우선 북한 매체가 밝힌 미사일 제원과 특성을 직접 들어보시죠.

"발사된 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는 거리 600㎞ 계선에서부터 활공·재도약하며 초기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점 방위각에로 240㎞ 강한 선회기동을 수행하여 1,000㎞ 수역의 설정 표적을 명중했습니다. 최종 시험발사를 통하여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의 뛰어난 기동 능력이 더욱 뚜렷이 확증됐습니다."

600㎞ 거리에서 추진체와 분리된 활공형 탄두부가 저점을 찍고 다시 재도약, 즉 다시 상승하는 상하 회피 기동과 함께 곡선 모양의 선회기동을 수행해 1,000㎞를 날아갔다는 얘깁니다.

특히 화요일 시험발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관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신형 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한 것은 2020년 3월 '전술유도무기 시범 사격' 이후 약 2년 만인데요,

이번에 특별히 참관한 것은 그만큼 극초음속미사일 개발 성공을 확신한다는 의미입니다.

조금 전 들으신 것처럼 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 최종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강조했고, 김 위원장은 극초음속무기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기술자들에게 '특별 감사'를 전한 데 이어 이들을 평양의 노동당 본부청사로 불러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한은 왜 '극초음속미사일'을 거듭 발사했을까요. 신형 무기를 개발하려면 시험발사를 여러 번 하는 건 당연하지만, 불과 엿새 만에 다시 발사한 거잖아요. 그 의도가 뭘까요?

[기자]

물론, 극초음속미사일과 같은 신형 무기 개발을 지속하는 것은 지난해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제시한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입니다.

'자위적 국방력 강화' 정책에 따른 것으로, 주권국가의 권리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명분' 말고도 북한이 노리는 대외적인 의도가 있는 것 같은데요, 우선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한 시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한국 시간으로 지난 화요일 오전 5시경부터 북한이 지난주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비공개 회의를 열었는데요,

북한은 유엔 안보리 회의가 시작된 지 약 2시간 반 만에 미사일을 쐈습니다.

의도적으로 안보리 회의 시점에 맞췄다고 볼 수 있는데요, "당신들이 아무리 모여서 떠들어도 우린 계속 탄도미사일을 쏘겠다"는 입장을 확실하게 보여준 겁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규탄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미사일을 쏘는 것은 궁극적으로 '탄도미사일의 일상화'를 노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이나 동물에게 같은 자극을 계속 주게 되면 처음에는 아프거나 짜증 나지만, 오랜 시간 반복되면 감각이 무뎌지는 것처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국제사회가 무감각해지고, 비판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행태가 아니냐는 겁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미국 등 국제사회가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도록, 즉 북한이 계속 주장하는 '이중 기준'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적인 목표뿐 아니라 기술적 측면에서 또 다른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을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 또다시 발사한 것은 지난주에 쏜 미사일에 대해 우리 군 당국이 "성능이 과장된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즉 극초음속미사일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