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의회선거 유권자 70% 불참…중국 각본대로?

  • 2년 전
홍콩 의회선거 유권자 70% 불참…중국 각본대로?

[앵커]

홍콩에서 우리의 총선과 같은 입법회 선거가 치러졌는데, 투표율이 사상 최저치인 30%에 그쳤습니다.

지난 3월 선거제를 개편한 데 반발해 홍콩의 민주진영이 아무도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관심도가 떨어진 것인데요.

체제에 대한 불신임이란 평가도 나옵니다.

베이징 임광빈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말 홍콩 선거제가 개편된 이후 처음 실시된 입법회 선거.

지역구 의원 선거 투표율은 30%대에 그쳐,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역대 입법회 선거 중 가장 낮은 기록을 나타냈습니다.

58.2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년 입법회 선거와 비교해서 절반 수준입니다.

애초 지난해 치러질 예정이었던 입법회 선거는 코로나를 이유로 연기되면서 1년 늦게 치러졌습니다.

앞서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치러진 구의회 선거에서 홍콩 민주진영이 대승을 거두며 입법회 장악을 벼르고 있었는데, 그사이 당국은 선거제도를 친중 진영에 유리하게 바꿔버렸습니다.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 인사 대부분이 기소되거나 수감되면서, 홍콩 민주진영은 결국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았습니다.

홍콩 정부는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영하고, 중국 접경 지역에 투표소까지 설치하며 투표를 독려했지만, 효과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투표 결과에 캐리 람 홍콩 행정 장관은 "개선된 선거제에 대한 지지를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매체들도 입맛에 맞는 유권자들의 말을 선택적으로 보도하며, 새로운 입법회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선거는 공평하고 공정합니다. 선거가 홍콩민들의 생활과 사회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고 경제 발전을 촉진할 수 있길 바랍니다."

반면,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인 30%에 불과한 것을 두고 체제에 대한 불신임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번 선거의 공신력과 함께 차기 입법회의 정통성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임광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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