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문 닫은 경로당‥'한파 쉼터' 잃은 노인들

  • 2년 전
◀ 앵커 ▶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농촌 마을의 경로당들이 또다시 문을 닫았습니다.

어르신들의 추위는 물론 외로움까지 녹여줬던 공간들이 위험해지면서 방역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진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자녀들을 모두 타지역으로 떠나보낸 지 벌써 수십 년째.

고향에 홀로 남은 81살 박옥순 씨는 요즘 병원 외엔 갈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로당이 문을 닫으면서 보일러도 틀지 않은 찬 방에서 말없이 하루를 보냅니다.

[박옥순(81)/장흥군 관산읍]
"사람 많이 모이는 데는 위험하잖아요. 그러니까 잘 안 가지더라고요. 무서워서. 전남의 경로당 9천여 곳이 한꺼번에 문을 닫은 건 지난달 23일.

접종 시기가 빨라 백신 효과가 감소한 고령층의 돌파감염이 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투명] 이어 발령된 휴관 행정명령은 경로당 뿐 아니라 마을회관으로도 확대됐고, 언제까지일지 기약도 없는 상태.

부녀회와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독거노인의 안부를 묻는 '고독사지킴이단' 같은 돌봄 활동이 유일한 안전망입니다.

## 광고 ##[장흥군 고독사지킴이단]
"점심은 드셨어요? (점심? 안 먹었어.) 왜요? 잡수셔야 돼. 끼니를 거르시면 안 돼요, 어르신들은."

올겨울 한파에 대비해 전라남도가 난방시설을 갖춘 7천 5백여 곳의 '한파 쉼터'를 지정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경로당과 마을회관. 그런데 사실상 운영이 어렵게 됐습니다.

[김철웅 노인정책팀장/장흥군청]
"가뜩이나 추운 겨울이 돼서 경로당이 사실 시골에서는 지역 생활의 중심지인데 경로당이 역할을 못 하게 돼서…"

방역과 복지 사이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전라남도는 우선 노인시설 이용을 재개할 수 있도록 고령층의 3차 접종을 서두르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진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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