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테이퍼링 시작"…통화정책 정상화 시동

  • 3년 전
미 연준 "테이퍼링 시작"…통화정책 정상화 시동

[앵커]

미국 중앙은행이 이달부터 자산 매입 축소, 테이퍼링을 개시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대응 차원에서 지속해왔던 양적완화를 서서히 줄이겠다는 건데요.

워싱턴 연결해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이경희 특파원.

[기자]

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자산매입 축소, 테이퍼링 시작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월 국채 8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 400억달러 등 총 1200억달러의 채권을 매입하면서 유동성을 직접 공급해 왔는데요.

이달부터 월 150억달러씩 채권 매입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 시작 이후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무제한 양적완화에 들어간 연준이 20개월 만에 초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의 전환을 알린 것입니다.

"오늘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금리를 0에 가깝게 유지했으며 경제가 우리의 목표에 맞게 진척된 점을 고려해 자산 매입 축소를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로 통화 정책은 경제 회복에 강력한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입니다."

다만 일단 11월과 12월에 한해서만 구체적인 규모를 밝혔는데요.

연준은 "이 속도의 매달 순자산 매입 감소가 적절하다고 판단하지만, 경제전망의 변화에 따라 매입 속도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로선 매달 이같은 규모의 자산 매입 축소를 이어가는 게 맞는다고 보지만, 일단은 11∼12월에 한해 테이퍼링을 실시한 뒤 상황을 보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인데요.

지난해 1∼2분기 곤두박질쳤던 미 경제가 이후 5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으로 전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한 점, 여기에 더해 예상치의 두 배를 넘어선 물가상승률, 부동산 가격의 지나친 상승도 연준의 결단을 압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예상보다 빠른 경제 회복 양상에 통화 정책을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리는 수순에 들어간건데요.

금리 인상으로까지 이어질지가 관심이죠?

[기자]

네. 테이퍼링이 통화정책 기조의 중대 변곡점이이긴 하지만 연준이 이미 수차례 가능성을 시사해, 시장에 그 영향이 이미 반영된 만큼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향후 인플레이션과 금리 전망으로 쏠리는 분위기입니다.

연준은 오늘 성명에서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일부 부문에서 상당한 물가 상승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도 "백신 진전과 공급 제약 완화가 경제활동과 고용의 지속적인 증가, 물가상승률 축소를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일 가능성에 여전히 무게를 실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을 시작하기로 한 결정이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직접적 신호는 아니"라며 금리인상 가능성에는 일단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별도의 한층 엄격한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전망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상을 압박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는 모습인데요.

어제 발표된 CNBC 방송의 전문가 대상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4%가 내년 7월, 테이퍼링이 끝난 뒤 거의 곧바로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미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도 내년 6월 첫 금리 인상 가능성을 58%, 12월 두 번째 인상 가능성을 73%로 각각 반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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