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의 글로벌브리핑] 탈레반 고위급 "아프간, 이슬람법으로 통치" 外

  • 3년 전
[김지수의 글로벌브리핑] 탈레반 고위급 "아프간, 이슬람법으로 통치" 外


[앵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의 고위급 인사가 아프간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이슬람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프간을 빠져나가기 위한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이 현지 체류 미국인에게 국외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카불 공항까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밤사이 들어온 글로벌 뉴스, 김지수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

20년 만에 다시 정권을 잡은 탈레반은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었죠. 그런데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이 총에 맞아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탈레반이, 결국 예전처럼 이슬람법에 근거해 통치할 것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탈레반 한 고위급 인사가 아프가니스탄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이슬람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레반 의사 결정에 접근할 수 있는 와히둘라 하시미는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탈레반 지도부 회의가 아프간을 통치하고, 최고 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전체 지도자로 남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슬람 율법 학자가 여성의 역할과 여학생의 등교 허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성이 히잡을 쓸지, 부르카를 입을지, 그런 건 율법 학자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탈레반 대변인은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면서 여성의 취업과 교육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한 여성이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가 총격을 받아 숨졌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1996∼2001년 아프간에서 집권한 탈레반 정권은 이슬람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습니다. 특히 여성은 취업과 사회활동에 제약을 받았고 교육 기회는 박탈됐습니다. 외출할 때는 전신을 모두 가리는 부르카를 착용해야 했습니다.

[앵커]

엄격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사회를 통제했던 탈레반이 다시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수많은 아프간인들이 탈출하고 있습니다. 카불의 국제공항이 국외로 대피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데, 이곳에서 안전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요.

[기자]

카불 공항에는 아프간 정부군이나 미군에 협조한 아프간인들이 탈레반의 보복을 우려해, 국외로 피신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아프간 체류 미국인에게 카불 공항까지 안전한 통행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 대사관은 카불의 보안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비행기에 선착순으로 탑승 가능하고 공항에 도착해도 상당 시간 기다려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수천 명의 미군을 배치해 이 공항을 통제하며 미국과 동맹국의 외교관, 시민, 미국에 협력한 현지인의 대피 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탈레반이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외국인을 괴롭히거나 폭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자격을 갖춘 아프간인의 공항 입장을 거부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탈레반이 외국인에게만 공항으로 가는 길을 터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탈레반은 전문 인력의 유출을 막기 위해 아프간인들의 탈출을 막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당사자들은 처형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이 카타르 도하에서 이뤄지고 있는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에서 서방국 현지 공관에서 근무해온 아프간인 직원을 '압박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독일 국방부에서 나왔습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카불 공항까지 이동을 원하는 이들 모두가 안전한 통행을 담보 받을 수 있도록 탈레반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미국이 하루에 9천 명을 대피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이 아직 목표치에 이르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7일 오전 3시부터 24시간 동안 미국 시민권자 300여 명을 포함해 2천 명이 18편의 군용 수송기를 통해 아프간을 빠져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커비 대변인은 대피 속도를 내기 위해 탈레반이 지정한 사령관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여야 의원 40여 명은 '이달 31일까지'라는 시한에 구애받지 말고 미국과 동맹국 시민은 물론 아프간 현지인이 모두 대피할 때까지 미군을 주둔시킬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습니다.

한편, 지난 24시간 동안 5천 명이 카불을 빠져나갔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한 서방 국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군용기를 이용한 대피가 계속될 것이지만, 공항 인근 혼란을 통제하는 게 과제라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수많은 아프간인들이 국외로 탈출하면서 시리아 난민 사태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유럽에서 난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나라로 독일을 꼽을 수 있는데요. 독일 사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독일 연방군 수송기를 타고 탈출한 독일인들과 유럽인,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처음 독일에 도착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일단 안도했지만, 카불 공항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떠올리며 여전히 두려움이 가시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독일 16개 주 정부는 아프간에서 독일군이나 정부를 도운 현지인, 위험에 처한 여성이나 아이 등 난민들을 수용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경우 아프간 난민 1천800명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 EU는 성명을 내고 아프간의 여성들과 소녀들을 우려한다며 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이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이 다음 달부터 '부스터 샷' 접종을 시작하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기자]

미국 보건당국이 모든 미국인에게 다음 달 20일부터 부스터샷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 당국은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지는 면역력을 보강하기 위해 세 번째 접종이 필요하다고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