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 외칠수록 더 무서운 공포…부르카 안 입었다고 총살도

  • 3년 전


지금 이 시각,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특히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이 여성앵커가 진행하는 현지뉴스에 출연을 했습니다.

폭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겠지만, 벌써부터 카불에선 끔찍한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서채리 기자입니다.

[리포트]
히잡을 쓴 여성들이 손팻말을 들고 간절한 목소리로 외칩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시위대]
"우리는 지난 20년간 누려온 권리를 원합니다. 교육받을 권리, 일할 권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정치에 참여할 권리를 말입니다."

과거 탈레반 통치 때처럼 억압당할 것을 우려한 여성들이 집권을 반대하고 나선 겁니다.

늘 베일에 싸여 있던 탈레반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구상을 밝혔습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 탈레반 대변인]
"미국·동맹군과 함께 일한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여성은 모든 권리를 누릴 수 있습니다."

TV뉴스에도 출연해 여성 앵커와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민심을 얻고 국제 사회로부터 정상 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탈레반 미디어팀 소속 간부]
우리가 순교를 하며 원했던 목표를 이뤄내도록 해준 알라신께 감사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선언과 달리 도심 곳곳은 20년 전 공포 통치가 되살아난 분위기입니다.

골목마다 검문소가 세워졌고 밤 9시 이후엔 외출이 금지됐습니다.

온라인에는 전통 의상 부르카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에 맞아 숨진 여성 사진이 공개됐고, 열 두 살부터 마흔 다섯 살의 과부들을 전쟁에 승리한 탈레반 전사들과 결혼시킬 계획이란 외신 보도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지향 / 아산정책연구소 중동연구센터장]
"젊은이들이 이슬람 급진주의를 추종하면서 자신들을 따르게 하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이들의 선언처럼 정상적인 국가 운영을 한다는 것은 진정성 있게 들리지 않습니다."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단란한 가족 사진입니다.

밝고 환한 표정의 엄마와 딸, 그리고 아이 인형이 점점 히잡에 가려지더니 결국 암흑 속으로 사라집니다.

채널A 뉴스 서채리입니다.

seochaeri@donga.com
영상편집: 박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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