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탈출' 카불 공항 아수라장…여러 명 사망

  • 3년 전
'필사의 탈출' 카불 공항 아수라장…여러 명 사망

[앵커]

이슬람 무장조직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수도 카불 공항은 필사의 탈출을 하려는 인파들로 인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미군이 발포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자카르타에서 성혜미 특파원입니다.

[기자]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국제공항.

탈레반을 피해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시민이 끝없이 몰려들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총성이 계속해서 울려 퍼지자, 아이를 업거나 안은 시민들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앞으로 내달립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친미 성향 아프간 정부가 붕괴하고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잡자, 시민들은 극도의 공포와 혼란에 빠졌습니다.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극단적인 이슬람 율법 적용을 경험했던 시민들의 두려움은 적지 않습니다.

탈출을 결심한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카불 시내 도로는 차량 행렬로 마비됐고, 시간이 지날수록 공항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시민들은 활주로를 장악하고 문이 열린 여객기 안으로 밀고 들어갔으며, 어떻게든 여객기에 타려고 탑승 계단에 필사적으로 매달렸습니다.

도저히 여객기가 뜰 수 없는 상태가 되자, 공항 당국은 급기야 모든 민항기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미군 발포로 공항에서 아프간인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미국 관리는 "공항에 몰려든 군중이 통제불능 상태였다"며 " 발포는 혼란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월남 패망 당시 '사이공 탈출'을 떠올리게 하는 혼돈 사태가 벌어지자, 탈레반은 "아프간에 머물기로 결심한 사람은 모두 카불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용한다.

민간인은 해치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카르타에서 연합뉴스 성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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