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풍향계] '목수출신' 정창선…'경영권 승계' 박찬구

  • 3년 전
[CEO풍향계] '목수출신' 정창선…'경영권 승계' 박찬구

[앵커]

기업 CEO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는 'CEO 풍향계' 시간입니다.

목수 출신에서 대기업 총수로 다시 기업가치의 점프업을 노리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과 사임 후 자녀들에 대한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소식을 배삼진, 한지이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대우건설 인수에 나선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그의 바람대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 전문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요.

19살 목수로 시작해 재계 순위 47위 굴지의 건설기업을 세웠죠.

현재 3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자산총액이 9조2천억 원대인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19조 원대의 재계 순위 20위권으로 급상승할 수 있습니다.

신도시 주택사업을 통해 성장해왔는데, 토목·플랜트는 물론 해외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건설사 순위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어 3위로, 정 회장의 집념이 통했다고 봐야 되겠죠.

하지만 승자의 저주 가능성도 제기된다는 점에서 아직은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매출로 보면 지난해 대우건설이 8조1,400억 원, 중흥건설은 계열사를 포함해 2조가 약간 넘는 수준입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호반건설 등이 주인으로 나섰다가 포기한 사례도 있죠.

석연찮은 재입찰 과정으로 제기된 공정성 논란과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입니다.

아무리 신중하다고 정평이 난 정 회장이지만 대우건설 노조의 끈질긴 반발을 어떻게 이겨낼지는 숙제로 보입니다.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자녀들에 대한 경영권 승계작업을 본격화했습니다.

지난달 장남인 박준경 전무는 전무 승진 1년 만에 부사장으로, 딸 박주형 상무는 입사 6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습니다.

올해 73살인 박 회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제기한 '조카의 난'을 경험했죠.

지난해 박 부사장이 전무로 먼저 승진한 것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보이는데, 2010년 오갈 데 없던 박 전 상무를 받아줬다가 예상치 못한 반격을 받았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서둘러 전문경영인을 세우고 물러난 건, 2009년 형인 박삼구 회장과의 '형제의 난' 경험 때문일까요.

딸인 박 전무는 레저사업 부문의 경영권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죠.

하지만 박 전 상무가 여전히 최대 주주라는 점에서 박 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어떻게 끌지는 관심입니다.

농심의 2세 경영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달 취임한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이 라면 가치 레벨업을 선언했습니다.

라면왕 신춘호 회장이 영면한 지 석 달만입니다.

일단 주력사업인 라면의 가치를 높이면서 새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프리미엄 제품의 품질을 보강하고, 연령대별 식문화에 맞춘 변화에 나설 예정입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코로나19 역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대비 55% 감소했다는 점에서 시급한 과제죠.

그간 공을 들였던 세계화에도 속도를 냅니다.

미국 제2공장이 연말에 완공되면 연간 생산량은 8억5천만 개로 늘어나는데, 국내 생산시설도 보강해 수출에 더 주력한다고 하네요.

슬로건도 '인생을 맛있게, 농심'으로 바꿨죠, 세계 라면기업 5위에 만족하지 않고 고객에게 신뢰받는 선한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목표인데, 어떻게 이룰지 지켜보겠습니다.

빌보드 차트에서 BTS의 버터가 6주 연속 1위를 기록했는데,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돌연 대표이사직을 내던졌습니다.

본인의 전문영역인 음악 프로듀서 업무에 더 집중하기 위한 차원이라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해외 진출 등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창립자에 대한 의존을 줄여 더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겠다는 복안입니다.

다만 핵심 사업의 의사결정에는 참여한다는 방침입니다.

최근에는 하이브의 일원이 된 세븐틴의 곡 작업에도 참여했고, 하이브레이블즈재팬의 보이그룹을 올해 안에 선보이는 등 프로듀싱 일정도 줄 섰다고 하네요.

대형 기획사의 창업자가 물러나는 건 요즘 대세로 보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이미 10년 전에 물러났고, 방 의장의 음악적 동지인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 창의성최고책임자도 대표직을 떠나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사세가 커지면서 오너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탓일 텐데, 방 의장이 BTS에 국한된 콘텐츠를 플랫폼 영역까지 어떻게 확장할지 지켜보겠습니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 정도가 델타 변이바이러스 감염자입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의 경우 굉장히 위험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는데요.

우리 경제를 급격히 위축시킬 수 있는 단계가 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번 주 CEO 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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