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드러난 원주민 아동 집단학살 역사…캐나다 '충격'

  • 3년 전
실체 드러난 원주민 아동 집단학살 역사…캐나다 '충격'

[앵커]

캐나다에서 과거 부끄러운 역사의 실체가 드러나 시민들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원주민 아동들에 대한 인권 유린 현장에서 어린이 유해가 대거 발견된 건데요.

이봉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캐나다 새스캐처원주 남부의 옛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입니다.

무덤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하지만 묘비가 제거된 무덤도 상당해 레이저 장비로 발견된 유해가 751구에 달한다고 원주민 단체가 밝혔습니다.

"레이더 탐사를 올해 6월 2일부터 시작했고 어제(23일) 기준 묘비명 없는 무덤 751개를 찾았습니다."

5월 말 다른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어린이 유해 215구가 발견된 데 이어 이번엔 3배가 넘는 규모의 유해가 나오자 캐나다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원주민 문화 말살 정책이라는 부끄러운 역사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원주민 기숙학교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말까지 운영됐는데, 15만 명의 원주민 어린이가 부모 품에서 강제로 떼어져 약 140개 기숙학교에 보내졌습니다.

어린이들은 원주민 언어를 쓰면 구타를 당했고 성폭력 등에도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망한 어린이만 최소 3,200명으로 확인됐고, 유해 가운데는 세 살짜리 어린아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권 모범국을 자처하며 중국 정부의 위구르인 탄압에 대해 미국과 함께 목소리를 높여왔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충격을 받았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공식 사과를 했습니다.

"오늘 저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생존자와 가족, 공동체의 치유를 도울 것이며, 어려운 화해를 위한 여정을 여러분과 함께 걷겠다고 다시금 약속드립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와서 원주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원주민 기숙학교들은 가톨릭교회에 의해 운영됐습니다.

캐나다에선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고 관련 기념일도 제정된 가운데 7월 1일 건국 기념일 행사는 대거 취소됐습니다.

캐나다의 사례를 계기로 첫 원주민 출신 각료인 뎁 할랜드 장관이 이끄는 미 내무부도 원주민 기숙학교에 대한 조사에 착수키로 했습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